넥센 염경엽 감독(오른쪽)이 16일 삼성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이보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넥센은 불펜이
무너지며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시범경기 3패, 불펜 무너진게 빌미
“시즌 통해 성공체험 해보는 게 중요”
올 시즌 넥센은 다른 팀들의 경계대상 1호다. 신임 염경엽 감독도 “시범경기를 일주일 치러보니 타격이나 베이스러닝, 수비가 확실히 좋아졌다. 선발투수들도 만족스럽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여전한 약점도 드러났다. ‘와르르’ 무너지는 불펜이다. 넥센의 시범경기 3패가 모두 불펜의 실점으로 인한 역전패였다. 17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2-0으로 앞서다 8·9회 1점씩 내줘 2-2 무승부에 그쳤다.
염 감독은 “선발이 못 던져서 진 경기보다 불펜 때문에 뒤집힌 경기가 타격이 더 크다”고 밝혀왔다. 그래서 충격요법도 썼다. 14일 목동 한화전에서 2이닝 동안 볼넷 5개를 내준 김상수를 바로 2군으로 보냈다. 16일 삼성전에서 1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7실점한 이보근에게는 공개적으로 “불펜투수로서 가장 나쁜 모습을 보였다”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이보근은 염 감독이 그동안 1순위 셋업맨으로 꼽아온 선수다. 염 감독은 “이보근은 스프링캠프에서 동료들이 모두 인정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경기 후 따로 불러 충고도 했다”며 “쓴 소리가 아니라 알아야 할 게 무엇인지 알려줬다”고 털어놓았다.
넥센은 지난해 유일하게 500볼넷을 넘긴 팀이다. 스프링캠프 내내 투수들의 최대 과제가 제구력 보완이었다. 염 감독은 “주자를 묶는 능력, 타자와의 템포싸움, 완급조절 등은 분명히 나아졌다. 무엇보다 좀처럼 잡기 어려운 좌우 제구력이 많이 향상됐다”며 “위아래 제구력은 좀더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불펜이 단숨에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다”고 일단 감쌌다. 좀더 멀리 보고 기다리면 점차 나아지리란 믿음이다. 염 감독은 “앞으로 시즌을 치르면서 ‘성공 체험’을 해보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만드는 게 우리 코칭스태프의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