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호준아 넌 방망이만 잘 치면 돼”
○…NC 김경문 감독은 창단 첫 시즌을 맞이하는 NC의 전력 극대화를 위해 매 경기 선수들의 포지션에 변화를 주는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풀 시즌을 치른 경험을 지닌 선수가 극히 한정돼 있어 부상과 체력문제가 불거질 때를 대비해 한 선수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지요. 지난 14일 NC와 두산의 포항경기 때 일입니다. 김 감독은 모창민에게 1루 수비 연습을 지시했어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최근 1루 수비 경험이 없던 터라 모창민은 1루수 미트를 준비해놓지 않았던 겁니다. 이에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에게 “(이)호준한테 1루수 글러브 좀 빌려주라고 하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이호준에게 김 감독의 지시가 잘못 전달된 걸까요? 부랴부랴 1루수 미트를 챙겨 덕아웃으로 나온 이호준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김 감독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감독님, 퍼스트(1루수)요?” 지명타자로 나서는 자신에게 갑자기 1루 수비를 보라는 지시로 받아들였던 모양입니다. 김 감독은 너털웃음을 지으면서 “미트만 (모)창민이에게 빌려주라”고 말했습니다. 김 감독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이호준은 긴 한숨과 함께 가슴을 쓸어내리며 “감독님, 깜짝 놀랐습니다”라고 답하더군요. 미트를 건네주고 다시 라커룸으로 향하는 이호준에게 김 감독은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너는 그냥 방망이만 잘 치면 돼.” 차라리 1루 수비훈련을 하는 편이 나았을까요? 이호준의 부담이 적지 않겠습니다.
이순철 코치 “15홈런 문제없지?”vs 안치홍“못 쳐요”
○…“나는 ‘친다’고 했고, (안)치홍이는 ‘못 친다’에 걸었죠. 누가 이기는지 한번 봐야죠.” KIA 이순철 수석코치와 내야수 안치홍이 ‘15홈런 내기’를 걸었다고 합니다. 지난 스프링캠프 때의 일인데, 이 코치는 안치홍이 올 시즌 15홈런 이상을 충분히 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본인은 “못 친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시즌 뒤 지는 사람이 밥 한번 제대로 사기로 하자”는 내기를 걸었다고 하더군요. 대개 선수가 큰 목표를 세우고, 그 달성 여부를 놓고 선수와 코치가 내기를 하는 경우는 있어도 ‘선수는 못 한다’고 하고 코치는 ‘할 수 있다’고 하는 ‘거꾸로 내기’는 흔치 않죠. 이 코치는 “그간의 기록만 놓고 보면 15홈런을 치기 쉽지 않겠지만, 치홍이는 충분히 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장담했습니다. 안치홍은 신인이던 2009년 14홈런을 친 뒤 2010년 8개, 2011년 5개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고작 3홈런에 그쳤습니다. ‘15홈런 내기’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안치홍이 패해 밥을 산다면, 안치홍은 아주 기분 좋게 이 코치에게 ‘식사대접’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15분 만에 ‘없던 일’이 된 정근우 좌익수 기용
○…이만수 감독이 17일 문학 한화전에서 정근우를 좌익수로 기용하려던 계획을 15분 만에 철회하는 해프닝을 벌였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선발 좌익수로 내려던 박재상의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에 이 감독은 정근우를 좌익수, 신예 박승욱을 2루수로 기용할 마음을 먹었습니다. 정근우는 2007년 좌익수를 맡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 감독은 곧바로 수석코치에게 “정근우에게 좌익수 수비연습을 시켜달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훈련이 시작될 찰나, 이 감독은 생각을 바꿨습니다. 이날 경기가 홈에서 열리는데 정근우를 좌익수로 내보내면 자칫 장난처럼 비춰질 것을 우려한 겁니다. 이 감독은 기본적으로 한 선수가 최소 2개 이상의 포지션을 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정근우의 좌익수 변신이 이번에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정규시즌에는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SK 선수들에게 수비 멀티 포지셔닝은 필수가 되어야 할 것 같네요.
스포츠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