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 안세환 감독. 사진제공|구리 KDB생명 여자프로농구단
아무리 감독 선임이 구단의 고유권한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 시즌 도중, ‘감독과 코치의 역할 바꾸기’라는 해괴망측한 시도를 했던 ‘도깨비 프런트’만이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여자프로농구 KDB생명은 18일 새 감독으로 안세환(47·사진) 산업은행 법인영업팀장을 선임했다. 단국대를 졸업한 뒤 실업 산업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한 안 신임 감독은 1996년 은퇴 후 은행원으로 변신해 최근까지 은행업무에만 종사했다. 그동안 산업은행 동호인 농구팀에서 감독 겸 선수로 뛰었다고 하지만, 아마추어나 프로에서 지도자 경력은 전무하다. 더구나 올해로 현장을 떠난지 17년째. 십수 년 넘게 현장을 떠난 이가 프로팀 사령탑을 맡는 것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구단은 “안 감독이 은행에서 발휘한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우리 팀의 문제점을 분석해 침체된 팀을 재도약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다”며 “참신한 시도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현장 지도자의 전문성을 무시한 무리한 시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2∼2013시즌을 앞두고 프로농구 최초로 여성인 이옥자 전 감독을 선임했던 KDB생명은 예상 밖으로 팀 성적이 바닥을 헤매자, 시즌 막판 이 감독과 이문규 코치의 역할을 바꿔 벤치를 지키도록 하는 등 농구를 모르는 구단 고위층이 현장을 좌지우지하는 ‘깜짝쇼’를 펼치기도 했다. 특히 KDB생명이 새 사령탑을 발표한 18일은 여자프로농구의 잔치라고 할 수 있는 챔피언 결정전 3차전이 열린 날이었다. 당장 다른 구단들에서도 “KDB생명이 잔칫날 재를 뿌렸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팀이 어렵고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필요한 게 프런트의 힘이다. 거듭되고 있는 KDB생명의 턴오버가 걱정스럽다.
김도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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