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표팀 최강희 감독이 카타르와 경기를 앞두고 ‘마이 웨이’를 선언했다. 최 감독이 선수들 훈련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파주|박화용 기자
2002년 1월4일, 나는 아찔한(?) 단체산행을 경험했다. 명목은 2002월드컵 16강 기원 등반이었다. 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것처럼 한국축구도 세계 정상을 향해 도약해보자는 의미가 담겼다. 북한산 아래 구기동을 출발해 대남문을 돌아오는 코스. 거스 히딩크 감독과 정몽준 축구협회장이 앞장 선 가운데 수십 명의 취재진이 함께 올랐다. 아찔했다는 이유는 눈이 녹지 않아 상당히 미끄러운데다 취재원인 히딩크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느라 낙상 사고를 당할 뻔했기 때문이다.
11년이 지났지만 또렷이 기억나는 건 막걸리 한잔 걸치며 진행된 뒤풀이 장면. 사회자가 히딩크에게 한곡 부탁하자 그는 서슴없이 애창곡인 팝송 ‘마이 웨이(My Way)’를 불렀다. 특별히 잘 불렀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그 노래가 전한 메시지는 상당히 강했다. 아마도 한국축구에서 ‘마이 웨이’ 열풍이 분 건 그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학연, 혈연, 지연의 구태를 타파하며 축구문화를 180도 바꿔놓았고, 0-5 패배로 오대영이라는 오명이 붙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간 히딩크는 그 날 산행 이후 6개월 만에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을 만들었다.
히딩크 얘기를 꺼낸 이유는 대표팀 최강희 감독 때문이다.
최 감독은 최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달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하며 A매치 3연패를 당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건 당연지사. 아울러 6월말까지인 자신의 임기를 놓고 ‘레임덕’이니 ‘시한부 감독’이니 하는 무차별 공격도 받았다. 참담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내가 아는 최 감독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고집스러운 면이 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할 때는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 전북현대 감독 시절 장단기 비전을 갖고 선수단을 조련해 만년 하위팀을 명문구단으로 탈바꿈시켰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최고의 브랜드를 만든 당사자이기도 하다. 줏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제자와의 관계도 돈독하다. 수직보다는 수평적인 관계를 원하는 그의 성품은 매력적이다. 처음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을 때 기대를 많이 했던 이유다.
하지만 대표팀 감독 자리는 녹록치 않은 모양이다.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감독 흔들기는 다반사다. 사사건건 간섭하기 일쑤다. 일일이 대응하다보면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기 힘들다. 잘할 때나 못할 때나 항상 뒷말이 따라다녔다.
그런데 최 감독이 최근 작심하고 입을 열었다.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남은 최종예선은 내 방식대로 준비하고, 그 결과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체증이 가신 듯 했다. 진작 그랬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특히 ‘내 방식’에 방점이 찍힌다. 이제야 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셀타비고)을 과감히 배제한 것도 궤를 같이한다.
감독에게 열린 귀는 중요하다. 소통도 강조된다. 전술 전략도 뛰어나야한다. 덧붙여 소신도 빼놓을 수 없다. 적어도 한국축구를 이끌 수장이라면 자신의 스타일을 보여줄 두둑한 배짱을 갖춰야하지 않을까. 히딩크가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보여준 ‘마이 웨이’ 정신은 본받을만하다. 한국은 26일 카타르와 일전을 치른다. 최강희가 말한 ‘내 방식’의 뚜껑이 열리는 날이다.
스포츠 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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