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LG트윈스 대 두산베어스 경기에 많은 관중이 입장해 경기를 관전하고 있다. 잠실|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직구 ‘스피드 업’…김태균 상대 너클볼 실험도
김시진감독 “선발진 중심 역할 기대할만 하다”
크리스 옥스프링(36·사진). 한국 야구팬들에게 ‘옥춘이’라는 별명을 얻은 그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5년 만에 한국무대에 섰다. 24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등판해 3.2이닝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무사귀환을 알렸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경기 전 “LG 시절에도 좋은 공을 던졌는데 팔꿈치 통증으로 2년 동안 재활에 매달려야했다. 지금 몸 상태는 좋다. 아픈 곳 없이 완전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스피드 업이다. 이날도 최고구속 149km짜리 위력적인 직구를 뿌렸고, 투심패스트볼(149km)과 컷패스트볼(커터·141km), 체인지업(136km)을 섞어 던지며 타자들을 교란했다. 김태균을 상대로는 너클커브를 던지는 등 다양한 구종을 실험하는 모습이었다.
시범경기에 몰려든 팬들만 봐도 올 시즌 흥행 돌풍이 예감된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시범경기에 만원에 가까운
2만5000명의 관중이 운집해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옥스프링은 1회 2사 후 김태균에게 맞은 1안타 외에 4사구 하나 없이 탈삼진 3개, 무실점으로 막는 역투로 복귀무대를 마쳤다. 경기 구심을 본 김병주 심판위원은 “예전에 비해 직구 종속이 좋아졌다”며 “커터도 좋았는데 무엇보다 지금 이 시기에 저런 볼을 던진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너클커브에 대해서는 “김태균을 상대로 2개 연속 던졌는데 움직임이 많더라.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면 타자들이 웬만해서는 못 칠 것 같다”고 높게 평가했다. 김 감독도 “몇 년 만에 공 던지는 걸 봤는데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선발진의 중심역할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합격점을 줬다.
옥스프링은 2007년 LG로 입단해 2008년까지 한국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특히 2008년 10승10패, 방어율 3.93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 역할을 했다. 2009년 팔꿈치 부상으로 퇴출됐지만 이후에도 호주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뛰며 야구의 끈을 놓지 않았고,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 대표로 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퇴출된 스캇 리치몬드 대체용병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5년 만에 다시 서게 된 한국무대, 옥스프링은 경기 전 덕아웃에 앉아 초조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었다. WBC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첫 시험무대인 만큼 긴장된 모양이었다. 그도 “오랜만에 한국마운드에 다시 서게 돼 긴장도 됐고 걱정도 많았다”고백하고는 “피칭은 괜찮았다. 구종 선택은 경험이 많은 강민호(포수)에게 의지하고 편하게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터와 커브가 좋았고 체인지업도 나쁘지 않았다. 김태균을 상대로는 너클커브도 2개 던져봤다”며 “롯데의 일원이 돼 기쁘고 열정적인 부산 팬들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