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원. 동아닷컴DB
“전 역시 편하게 쳐야 잘 되는 것 같아요. 누가 못한다고 뭐라 하면 더 기죽는 타입이에요.”
‘탁구미녀’ 서효원(26·KRA한국마사회)이 가뿐하게 2013 코리아오픈 16강에 올랐다.
서효원은 5일 인천 송도글로벌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13 코리아오픈에서 이토 미마(일본)와 린 예(싱가폴)을 각각 4-1, 4-0으로 가볍게 꺾었다.
경기 후 만난 서효원은 “상대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이라 어렵지 않게 이긴 것”이라면서도 환하게 웃었다. 1라운드에서 맞붙었던 이토 미마는 올해 14살로 일본이 10년 앞을 내다보고 육성 중인 선수지만, 2라운드 상대 린 예는 싱가폴이 ‘백전노장’ 펑티안웨이(세계랭킹4위) 이후를 기대하는 파워 넘치는 유망주다. 린 예는 1회전에서 국내 랭킹 6위 이은희를 꺾었지만, 서효원과의 경기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서효원은 “사실 이번 대회 전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코치님들 격려 덕분에 힘이 났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 끝난 세계 팀 클래식 대회에서의 부진 때문이다. 서효원은 팀 클래식 8강 일본과의 경기에서 단식 2번을 모두 패해 8강 탈락의 빌미를 제공했다. 서효원은 이에 대해 “단체전을 처음 나가다보니 긴장감에 눌렸다”라며 “공이 내 공이 아니고 치는 게 내가 아니었던 것 같다. 수비만 하다 끝났다”라고 자책했다. 곁에 있던 대표팀 맏언니 석하정은 “단체전은 내가 지면 우리 팀도 지는 경기다. 처음 나가면 누구나 그런 것”이라고 위로했다.
서효원은 ‘탁구얼짱’으로 먼저 알려졌지만, 2011년말 전국선수권을 제패하며 실력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국내 랭킹 3위에 오르며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오는 5월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선발전도 통과했다. 하지만 ‘하늘 같던’ 선배 김경아(36)와 박미영(32)이 은퇴하면서 국가대표팀에서 단 한 명뿐인 수비형이 됐다.
“배우는 게 많았는데 아쉽고 외롭죠. 아직 수비를 좀더 보강해야 하는데. 당연히 목표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에요. 국가대표가 됐으니까, 앞으로 세계 대회들을 잘 치러보려고요.,”
KRA한국마사회 박상준 코치는 “아무래도 (김)경아를 보다 보니 (서)효원이 수비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라면서도 “서효원은 아직 잠재력이 다 터지지 않은 ‘테마주’라서 발전가능성이 높다. 올해 안에 세계랭킹 20위권대 진입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코리아오픈에는 2012 런던올림픽 금-은을 석권했던 리샤오샤-딩닝 등 중국 톱랭커들이 출전하지 않았다. 때문에 서효원이 꼽은 우승후보는 석하정과 펑티안웨이다. 서효원은 6일, 그 펑티안웨이를 상대로 16강 경기를 치른다.
인천 송도|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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