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퍼 새 트렌드 ‘학구파’가 뜬다

입력 2013-05-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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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김자영·유소연(왼쪽부터). 사진제공|KLPGA·하나금융그룹

허윤경·김자영 “휴식기땐 학교로”
김하늘은 골프산업경영 석사과정


‘공부하는 골퍼’. 여자 프로골퍼들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새 트렌드다. 골프 따로 공부 따로는 옛말이 되고 있다. 이제는 공부도 하고 골프도 잘 치는 ‘학구파골퍼’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허윤경(23·현대스위스)은 학업에 열정적이다. 성균관대학교 골프학과 4학년인 그는 경기가 없는 날이면 학교에 가는 게 당연한 일이 됐다. 22일부터 투어가 휴식기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찾은 곳도 학교다. “중간고사 시험을 치르느라 연습은 엄두도 못 냈다”며 엄살을 부렸다.

28일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관전을 위해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장을 찾았던 허윤경은 “요즘은 골프선수라고 봐주시는 게 없거든요. 올해 4학년이 됐으니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졸업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김자영(22·LG)도 대학생활에 적극적이다. 동국대학교 체육교육과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시험 때문이 걱정이 많다”면서도 “학교에 가면 친구들도 만나고 대회 때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 좋다”고 대학생활에 만족해했다.

김하늘(25·KT)은 지난 2월 건국대학교 골프지도학과를 졸업한 뒤 대학원에 진학했다. 골프산업경영을 전공하고 있다. 문현희(29·호반건설)는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역 선수 중 유일하다.

중앙대학교 사회체육과에 재학 중인 홍진의(22·롯데마트)는 고교시절부터 골프와 공부를 병행했던 대표적인 선수다. 대부분의 골프선수들이 중·고교 시절 수업을 거의 포기하고 운동에만 전념한 것과 달리 그는 학교수업도 빠지지 않았다.

홍진의는 “골프만 치면 친구를 만날 시간도 없고 골프 이외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도 없다. 다양한 친구도 만나고 골프 외에 경험을 많이 한 것이 나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 중엔 유소연(23·하나금융)과 최나연(26·SK텔레콤)이 학구파 골퍼로 손꼽힌다. 올해 연세대학교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유소연은 미국에서 투어 생활을 하면서도 학점까지 신경 쓸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유소연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B스포츠의 이수정 부장은 “유소연은 학업에 대한 열의가 뜨거웠다. 대부분 과목에서 A와 B학점을 받았고, 평점도 3점대를 유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늘과 함께 2월 건국대학교를 졸업한 최나연도 곧바로 동 대학의 산업대학원 골프산업학과에 진학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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