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1년에 딱 한번 블론세이브…“누가 끝판왕 끝이래?”

입력 2013-05-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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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판왕 삼성 오승환. 스포츠동아DB

■ 오승환 구위 무뎌졌다? 올해 기록 살펴보니…

10경기서 방어율 0.87 피안타율 0.184
구원실패 딱 한번…여전히 압도적 성적

오승환 “나도 사람…맞을 때도 있는데…”
류중일 감독 “뛰어난 수싸움” 무한신뢰


그를 평가하는 잣대는 여느 투수들과 다르다. 피안타 하나도 이슈가 된다. 그러나 역으로 이런 분위기는 오승환(31·삼성·사진)의 위압감을 반영하고 있다. 1994년 4월 19일 삼성 류중일 감독이 KIA 선동열 감독에게 프로 첫 만루홈런을 쳤을 때도, 다음날 모 일간지의 타이틀은 “동방불패 선동열이 무너졌다”였다.


○오승환이 약해졌다고? 올 시즌에도 압도적 기록

오승환은 2006∼2008년, 2011∼2012년 총 5차례(역대 최다) 구원왕을 차지했고, 개인통산 세이브 1위(255개)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몰리는 공이 많다. 구위도 무뎌진 것 아니냐?”는 얘길 들은 것도 사실이다. 2일 대구 넥센전에선 1-1로 맞선 9회초 1사 1·2루서 급한 불을 끄러 등판했다가 김민성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앞서 지난달 14일 목동 넥센전에선 송지만에게 시즌 첫 홈런을 맞았고, 사흘 뒤 포항 SK전에선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돌부처’라는 별명답게, 오승환은 이에 대해 항변하지 않고 있다. 대신 통계가 그를 대변할 뿐이다. 지난 시즌 오승환은 50경기에서 방어율 1.94, 피안타율 0.172,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3, 9이닝당 탈삼진 13.10개, 9이닝당 볼넷 2.10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10경기에선 방어율 0.87, 피안타율 0.184, WHIP 0.77, 9이닝당 탈삼진 12.19개, 9이닝당 볼넷 0.87개다. 1개의 블론세이브가 있지만, 압도적 활약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무명의 안정광(SK)에게 홈런을 맞은 적이 있다. 지난 시즌 초반(4월 24일 대구 롯데전) 6실점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단 1블론세이브로 2012시즌을 마치며 구원왕에 올랐다.


○돌부처의 속내 “나도 사람인데…. 안타 하나 이슈에 스트레스 받기도”

오승환은 본인 표현대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빨리 잊으려고 한다. 마무리투수로 살아오면서 자기 스스로 최적화한 성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민한 부분도 생겼다. 5일 사직 롯데전을 앞둔 그는 이런 심경을 털어놓았다. “저도 기계가 아니잖아요. 사람인데 (안타) 맞을 수도 있죠. 타자들도 저를 수년간 상대해왔는데…. 사실 요즘에는 안타 하나로 이슈가 되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해요. 볼넷이 많은 편도 아닌데, 제구력 얘기가 나올 때도 그렇고….” 최고 투수는 항상 잘해야 본전이다. 오승환은 그 숙명을 받아들일 줄도 안다. “방법은 하나죠. 더 잘 던져야죠.” 자타가 모두 ‘돌부처’의 구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한다.


○류중일 “완급조절과 수 싸움도 최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오승환이 구위뿐 아니라, 완급조절과 수 싸움의 능력까지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 예로 든 경기는 4일 사직 롯데전. 삼성이 5-3으로 앞선 9회말 2사 2루서 오승환은 전준우를 맞았다. 전준우는 지난 시즌 오승환의 유일한 블론세이브 경기에서 홈런을 빼앗았던 타자. 류 감독은 “오승환이 투구판에서 발을 떼면서 잠시 타자의 타이밍을 뺏더라. 그런 식의 완급조절이 좋았다. 볼카운트 3B-2S서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은 장면도 인상적이다. 누구라도 직구를 노릴 타이밍인데 수 싸움이 뛰어났다. 역시 오승환이다”며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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