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전광판도 속이는 윤성환의 ‘가속도 붙는 직구’

입력 2013-05-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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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성환은 올 시즌 안정적인 투구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4월 26일 광주 KIA전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윤성환(오른쪽 2번째)이 동료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안경현 해설위원이 말하는 윤성환의 마법

140km대 초반 불구 체감속도는 그 이상
타자들 전광판 구속 믿다간 파울만 연발

과거 현대 신철인처럼 가속도 붙는 직구
직구 노렸다간 커브·슬라이더에 당해


삼성 윤성환(32)은 올 시즌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자랑하는 투수로 꼽힌다. 피칭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4승1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투수의 능력을 재는 각종 지표에서 빼어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22일까지 방어율 1.64로 1위에 올라 있다. 피안타율 0.206으로 1위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는 0.95에 불과하다. 9개 구단 투수 중 WHIP가 1이 되지 않는 투수는 윤성환이 유일하다. 특히 4월 26일 광주 KIA전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따낸 뒤부터 최근 4경기의 투구는 더욱 환상적이다. 29이닝을 던져 1자책점. 이 기간 2승을 수확했을 뿐이지만 방어율은 0.31이며, 피안타율은 0.163, WHIP는 0.76이다.

윤성환은 강속구를 장착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타자들은 그를 잘 공략하지 못한다. SBS ESPN 안경현 해설위원은 22일 대구구장에서 선수 시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윤성환의 공이 왜 치기 어려운지를 설명했다.


○전광판 구속을 믿고 타석 들어섰다간 낭패

윤성환의 직구는 대부분 시속 140km대 초반이다. 최근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명함을 내밀지 못한다. 그러나 그의 직구는 구속 이상의 마력을 지니고 있다.

안경현 위원은 “윤성환을 상대할 때 전광판에 찍히는 구속을 보고 타석에 들어갔다가는 다 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성환의 직구는 들어오면서 가속도가 붙는 스타일이다. 그러니까 구속만 생각하고 타격하면 파울밖에 못 친다”고 덧붙였다.

윤성환과 흡사한 직구를 던지는 투수는 누가 있을까. 안 위원은 “과거 현대 신철인의 직구가 그랬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안 위원은 “윤성환에게 안타를 쳐도 개운하지가 않다. 깨끗한 안타가 거의 없다. 대부분 타이밍이 맞지 않아 막힌 안타가 나오기 때문이다. 홈런은 대부분 좌타자가 변화구를 칠 때 나온다”며 웃었다.


○바깥쪽 공 2개에 스트라이크 2개 먹고 시작

윤성환의 가속도가 붙는 직구에 대해 안경현 위원은 “타자 입장에선 150km짜리 직구보다 더 어려운 볼”이라고 했다. 포수가 바깥쪽 직구 2개 사인만 내면 자동적으로 2스트라이크를 먹고 들어간다는 것. “컨트롤도 좋은데 바깥쪽 꽉 찬 직구 2개를 던지면 그냥 파울이다. 그러니 타자들이 윤성환에게 당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윤성환의 직구는 어떻게 공략해야 할까. 한 박자 빨리 배팅 타이밍을 잡아야 할까. 안 위원은 “커브가 있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직구만 생각하고 빨리 타격하면 최고로 평가받는 윤성환의 커브에 속수무책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게다가 올 시즌 슬라이더까지 위력을 발휘하면서 타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마디로 타이밍을 잡기 가장 까다로운 투수라는 뜻이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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