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애틀랜타 포수 맥켄 “치퍼 존스가 그립다”

입력 2013-06-02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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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맥켄(29·애틀랜타). 동아닷컴DB

[동아닷컴]

메이저리그 ‘홈런군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안방마님 브라이언 맥켄(29)이 돌아왔다.

전형적인 공격형 포수인 맥켄은 지난 겨울 어깨수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5월 초에야 팀에 합류했지만 그의 방망이는 전혀 녹슬지 않았다.

맥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올 시즌 총 1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1 6홈런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애틀랜타는 올 시즌 53경기를 치른 현재 팀 홈런 72개로 볼티모어(75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있다. 맥켄은 올 시즌 단 18경기만 뛰었지만 벌써 팀 홈런의 약 10%를 책임졌다.

맥켄은 지난 200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애틀랜타에 지명돼 프로에 입문했고 그 후 단 3년 만인 2005년 6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맥켄은 빅리그 데뷔 첫 해에는 주로 존 스몰츠(은퇴)의 전담 포수로만 뛰었다. 하지만 당시 애틀랜타의 주전 포수였던 조니 에스트라다(은퇴)가 시즌이 끝난 뒤 애리조나로 트레이드 되자 이듬해인 2006년부터 애틀랜타의 안방을 책임졌다.

당시 애틀랜타 현지 언론은 빅리그에 갓 데뷔한 신인에게 주전 포수 자리를 맡기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지만 맥켄은 그 해 타율 0.333 24홈런 93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을 선택한 구단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이후 맥켄은 2007년 18홈런을 제외하곤 매년 20개 이상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 2011년에는 짐 토미(은퇴) 이후 처음으로 6경기 연속 홈런 기록도 달성했다.

올 시즌 연봉으로 135억 원을 받는 맥켄은 올스타 6회 선정은 물론 실버슬러거상도 5번이나 수상했을 만큼 애틀랜타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발돋움 했다. 2010년 올스타전에서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운동장 밖에서의 그의 삶 또한 박수 받을 만하다. 맥켄은 매년 오프시즌 동안 각종 자선행사에 참가해 소아암 협회의 기금 마련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직접 유소년 야구교실을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메이저리거라는 꿈을 심어주고 있다.

맥켄은 자녀 사랑도 특별하다. 맥켄을 인터뷰하던 날 그는 아들과 전화를 해야 한다며 기자에게 양해를 구한 뒤 약 20여 분이나 통화를 했다. 통화를 하는 동안 그의 목소리는 거포의 모습과는 전혀 상반된, 마치 귀여운 어린아이 같았다.

동아닷컴은 국내 언론 최초로 맥켄을 최근 미국 현지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브라이언 맥켄(29·애틀랜타). 동아닷컴DB


다음은 맥켄과의 일문일답.

“(아들과의 통화를 마친 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시합 전에 늘 아들과 전화통화를 하나?

“시간만 맞으면 그러는 편이다. 아들이 세 살로 아직 어리다 보니 아빠가 왜 매일 집에 없는지 아빠의 직업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오늘처럼 원정경기 때는 아들에게 미안하고 평소보다 더 보고 싶다.”

-어깨수술 때문에 늦게 시즌을 맞이했다. 최근 컨디션은 어떤가?

“좋은 편이다. 수술한 지 약 6개월 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수술 당시만 해도 과연 예전의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 건강하게 필드에 복귀할 수 있을지 나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 돌아와 좋아하는 야구를 계속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당신이 없는 사이 신예 에반 개티스가 ‘이달의 신인’에 뽑힐 만큼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당신의 빈 자리를 잘 메웠다. 혹시 불안하지 않았나?

“(웃으며)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경쟁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언제든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잘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의 빈 자리를 잘 메워준 개티스가 자랑스럽다.”

-지난 해와 달리 더 이상 이 곳 애틀랜타 라커룸에 치퍼 존스(은퇴)가 없다.

“(아쉬운 듯) 그렇다. 존스는 팀 동료이기도 했지만 때로는 큰 형처럼 때로는 코치처럼 나를 비롯한 애틀랜타 동료들에게 남기고 간 것이 너무 많다. 특히 은퇴를 결심한 지난 해에 “애틀랜타의 미래는 너희들 어깨에 달렸다”는 말을 우리에게 자주 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의 사랑과 배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다면 월드시리즈 우승이란 선물을 존스에게 주고 싶다. 아직도 가끔은 존스가 이 곳 어디엔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의 은퇴가 믿기지 않을 때도 있다. 존스가 보고 싶을 때도 많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줄곧 성공가도를 달렸다. 비결이 있다면?

“남보다 더 열심히 노력한 게 비결인 것 같다. 아울러 야구선수로서 나의 강점과 약점에 대해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것도 주효했던 것 같다.”

브라이언 맥켄(오른쪽)과 팀동료 저스틴 업튼. 동아닷컴DB


-야구는 언제 처음 시작했나?

“아버지께서 대학교(마셜대) 야구부 감독이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아버지를 따라 다니며 야구를 접할 수 있었다. (웃으며) 몇 살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걸음마를 시작한 후부터 야구를 한 것 같다. 아버지 뿐만 아니라 우리 집안 사람 대부분이 야구를 좋아한다. 특히 어머니는 내가 야구를 시작한 뒤 항상 야구장에 오셨을 만큼 최고의 후원자이셨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부상에서 복귀한 첫 해이다 보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시즌을 마치는 게 목표다. 하지만 현재 우리 팀 성적도 좋고 재능 있는 선수도 많다 보니 은근히 월드시리즈 우승도 욕심이 생긴다.”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

“애틀랜타에 지명돼 프로에 입단했을 때도 좋았지만 마이너리그 시절 빅리그 행을 통보 받았을 때 정말 기쁘고 행복했다. 그 사실을 부모님에게 전화로 알려주는데 눈물이 날 정도였다. 하하.”

-반대로 가장 힘들었을 때는?

“지난 겨울이었다. 어깨수술 후 건강하게 복귀할 수 있을지, 예전처럼 잘할 수 있을지 등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공략하기 힘든 투수를 꼽자면?

“음..(잠시 생각하더니) 내 경우에는 조시 존슨(29·토론토)인 것 같다. 지금은 부상 때문에 예전 같지 않지만 그의 전성기 때는 정말이지 공략하기 힘들었다.”

-연습이나 경기가 없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가?

“시즌 중에는 주로 집에서 아들과 함께 놀아주는 편이고 시즌이 끝나면 골프를 많이 친다.”

-만약 야구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웃으며) 잘 모르겠다. 야구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당신도 별명이 있나?

“그렇다. ‘우노세스’라는 별명이 있는데 이는 스페인어로 16, 내 등번호(16)를 뜻한다.”

-야구선수들은 징크스가 많다. 당신도 그런가?

“(고개를 저으며) 내 경우는 전혀 없다.”

브라이언 맥켄(29·애틀랜타). 동아닷컴DB


-당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만 꼽자면?

“아들과 아내 그리고 부모님과 형제를 포함한 내 가족이다.”

-맥켄 당신에게 ‘야구’란?

“나에게 야구란 삶에 대한 열정을 제공해 주는 원동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고 평생 야구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야구는 내 삶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내가 소유하고 누릴 수 있는 많은 것을 제공해 주기도 했다.”

-빅리거가 꿈인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빅리거가 되려면 우선,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 된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아울러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는 가운데 야구를 진정 사랑하고 연습이건 실전이건 늘 즐기면서 해야 된다는 것 또한 말해주고 싶다.”

-끝으로 한국에 있는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멀리 한국에서 나와 애틀랜타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해 주는 한국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올 시즌 예년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맙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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