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SW 개발자들, 태극마크 달다

입력 2013-05-31 18: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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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국가대표’. 루모스(Lumos) 팀에게 붙은 수식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지치지 않는 열정을 가진 대학생 4명이 뭉쳤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이매진컵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총 181개 팀 중 당당히 1등을 거머쥔 이들은 오는 7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이매진컵 월드파이널 대회에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한다.


루모스 팀은 각자 개성이 뚜렷한 대학생 4명이 모인 팀이다. 오정민(만 22세, 한양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 이근욱(만 23세, 명지대학교 경영정보학과), 박화진(만 21세, 성신여대 IT학부), 최낙권(만 24세, 한양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등 전혀 공통점 없을 것 같은 이들이 하나의 꿈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바이널아이(VYNIL I) 김대열 선임연구원은 루모스 팀의 멘토다.

세계 각국의 대학생 팀과 펼칠 진검 승부를 앞두고 거의 매일 밤을 새며 준비 중이라는 루모스 팀을 IT동아가 만나봤다.

‘어디든 공연장으로’ 프로젝션 맵핑
IT동아: 이매진컵에 대해 설명해달라
루모스: 이매진컵은 ‘소프트웨어 월드컵’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소프트웨어에 관심 있는 전세계 대학생들이 모여 자신의 작품을 뽐내고 서로의 생각과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다. 순위를 가리긴 하지만 경쟁이 아닌 공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축제 같은 분위기로 즐길 수 있다.

매년 열리는 이매진컵은 올해로 11회를 맞았다. 국가별 선발전을 거친 국가대표들이 모여 월드파이널 대회에 참가한다. 우리 루모스팀은 이번 ‘2013 이매진컵 월드 파이널’에 출전하는 것이다. 지난해 월드 파이널에는 190개국에서 약 36만 명이 참여했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참신한 윈도8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제작해 선보이는 것이었다. 게임, 이노베이션, 월드 시티즌십이란 3개 분야에서 각각 1, 2등을 뽑았고, 이 중 최고인 한 팀을 국가대표로 선발했다. 우리 루모스팀은 이노베이션 분야에 ‘프로젝션 맵핑’이란 주제의 앱을 출품해 수상했다.


IT동아: 프로젝션 맵핑이 무엇인가? 생소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루모스: 프로젝션 맵핑 앱은 어느 곳이든 무대로 만들어준다. 신나는 음악에 맞춰 벽, 가구, 건물 등에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영사할 수 있다. 사용자는 앱을 이용해 어떤 애니메이션 효과를 어느 부분에 적용할지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멀티터치 기능을 활용해 마치 DJ처럼 시시각각 음악에 맞춰 효과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프로젝션 맵핑을 활용하면 마치 공연장에 온 것처럼 음악을 더 잘 즐길 수 있다.

*루모스 팀의 참고 동영상: http://youtu.be/9q0D_rNvfCA

IT동아: 고급형 프로젝터가 아닌 일반 가정용, 사무실용 프로젝터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인가?
루모스: 그것이 우리 앱의 가장 큰 장점이다. 대기업이 신제품 행사 등에서 음악과 함께 화려한 효과를 내주는 프로젝션 맵핑을 많이 활용했지만 상당한 준비가 필요해 한번 하는데 몇천만 원 정도가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앱을 이용하면 누구나 윈도 스토어에서 손쉽게 앱을 내려받아 프로젝터 등으로 원하는 장소에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다. 집 안뿐 아니라 카페, 클럽, 전시장 등 활용할 수 있는 장소도 무궁무진하다. 실제 우리가 행사에서 사용한 프로젝터도 일반 사무실용 프로젝터였다. 최근 보급형 프로젝터의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프로젝션 맵핑 앱에 관한 관심도 함께 늘 것이라 기대된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의 무게


IT동아: 1등으로 뽑혔을 때의 느낌이 어땠나?
루모스: “우리가 1등이라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전혀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하긴 했지만, 기술적으로 무척 훌륭한 팀도 많았기 때문에… 좋으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여러 행사에 참가하고 월드파이널을 준비하다 보니 점차 실감이 났다.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것에 즐거우면서도 부담이 느껴진다. 어깨가 무겁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전을 앞두니, 시간이 너무 빨라요”
IT동아: 월드 파이널 준비 상황은?
루모스: 매일 밤샘의 연속이다. 아무래도 다들 대학생이라서 학교 공부와 병행하다 보니 시간이 모자라다. 완성도를 높이고 싶은 욕심에 어제도 밤을 샜다. 주변 분들이 앱에 대한 좋은 피드백을 많이 해주셔서 많이 반영하다 보니… 거의 전부를 갈아엎고 새로 시작하는 것처럼 작업하고 있다. 프로그램 디자인 패턴을 변형시켜 좀 더 가볍게 만들고 애니메이션 효과도 더 화려하게 만들 생각이다. 힘들긴 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다 보니 그래도 재미있다.


IT동아: 러시아에서 세계 친구들과 경쟁할 생각을 하니, 떨리진 않는가?
루모스: 한순간도 노력하지 않은 적이 없다. 무엇보다 우리 팀원들을 믿기 때문에 꼭 1등할 거란 자신감이 있다. 그래서 별로 떨리진 않는다. 오히려 기대되고 즐겁다.

IT동아: 상금을 받으면 뭘 하고 싶은가
루모스: 그동안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고 아르바이트를 못했다. 일단 생활비에 보태고 싶다. 그리고 이 앱을 위해 다시 투자할 것이다. 이매진컵이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매진컵이 끝나도 우린 계속 이 앱을 완성해나갈 것이다.

주저 말고 도전하라


IT동아: 이매진컵에 도전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루모스: 이전에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만 있던’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매진컵을 준비하며 마음 맞는 사람들을 만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주변에 응원해주는 사람도 늘었다. 학교 교수님, 친구들, 부모님 등. 생각만 했던 것이 현실이 됐다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이매진컵은 ‘최고의 기술력’보다는 우리의 가능성과 생각에 큰 가치를 둔 대회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던 것 같다.

IT동아: 이매진컵에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루모스: 일단 무조건 도전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만약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내년에 할래’라고 생각한다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당장 도전하라. 솔직히 우리도 처음부터 1등할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재밌고 좋아서 시작했던 일을 열심히 했을 뿐이다. 이매진컵은 비슷한 또래의 대학생 친구들과 함께 고민하고 배울 수 있는 아주 값진 기회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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