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왜 레버쿠젠인가?

입력 2013-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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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의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 이적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파주NFC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팀 동료와 볼 다툼을 하는 모습. 파주|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1. 챔스리그 출전 팀 2.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도르트문트 주춤한 틈타 공세
차범근·차두리 몸 담은 전통의 명문구단
지난 리그 3위…2013∼14챔스리그 진출
분데스리가 잔류시 분위기 적응에도 수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 입단을 사실상 확정한 손흥민(21·함부르크SV)은 올 여름 유럽축구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됐었다. 아시아축구에 유독 인색한 반응을 보였던 축구 전문지 월드사커도 손흥민에게는 좋은 시선을 보냈다. 4월호에도 무려 10페이지가 할애된 ‘100 Most Wanted…’ 제하의 특집 리포트를 통해 손흥민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이에 걸맞게 이적시장 때마다 많은 러브콜이 쇄도했다. 그 중에는 실체가 확인된 것도, 그렇지 않은 내용도 많았다. 이적이냐, 함부르크 재계약이냐가 본격적으로 이슈화된 것은 작년 여름부터였다. 2014년 여름까지 계약이 돼 있었기 때문에 2012∼2013시즌을 마치면 잔여 계약기간은 1년 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었다. 당시부터 함부르크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매 시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는 영건을 반드시 붙잡아야 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성인무대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2010∼2011시즌 전체 13경기에 나서 3골을 넣었고, 2011∼2012시즌 27경기에서 5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정점을 찍은 지난 시즌엔 33경기에서 12골을 작렬했다. 1군 데뷔 시즌 중에는 조광래 감독의 눈에 들어 국가대표팀에 선발됐고, 2011 카타르아시안컵(3위)에도 출전했다. A매치 1호 골도 아시안컵에서 나왔다.


● 이적 원칙 1항은 ‘큰 무대’

손흥민은 큰 무대를 향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함부르크에서 보낸 3시즌 동안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에서 맹위를 떨치면서도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국제 클럽 대항전인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에 출전하지 못했다. 함부르크는 명성 높은 팀이지만 국제 대회에 출전하는데 2% 전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두 가지 이적 대원칙을 세웠다. ▲큰 대회에 나설 수 있는 팀 ▲가급적 분데스리가 내부 이동 등이었다. 최근 손흥민의 측근도 “이적한다면 기왕에 출전 기회 보장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는 굵직한 대회에 나서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타 리그로 가면 분위기 적응부터 해야 하고, 자칫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할 경우 2014브라질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이적설이 흘러나오는 와중에 꾸준히 활약상을 더해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었지만 스카우트 리스트에 손흥민은 빠지지 않았다. 바이에른뮌헨-도르트문트(이상 독일), 토트넘 훗스퍼-리버풀-첼시-아스널(이상 잉글랜드), 인터 밀란(이탈리아) 등이 손짓했다. 모두 유럽 대항전 출격이 가능한 팀이었다.

계약 협상의 키는 당연히 손흥민의 몫이었다. 지난 달 9일(한국시간) 독일 현지에서 일제히 “도르트문트가 손흥민에 공식 이적 제안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적은 더 이상 단순 루머가 아닌, 사실화되는 분위기가 됐다. 레버쿠젠의 움직임이 처음 포착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 도르트문트가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스리그에서 바이에른뮌헨에 내리 밀려 ‘2인자’ 신세가 되자 내부 단속이 더욱 시급해졌다. 레버쿠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세를 가했다. 약 한 달 전 본격화된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리그 종료 시점에 거의 합의 단계에 이르렀다. 물론 함부르크와 대화 창구는 열어뒀지만 수뇌부 물갈이 작업으로 손흥민에게 올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손흥민 영입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것으로 보이는 레버쿠젠은 1904년 창단된 전통의 명문으로 차범근 SBS해설위원과 전성기를 함께 했고, 아들 차두리(FC서울)가 2002한일월드컵 직후 몸담아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시즌 리그 3위로 2013∼2014시즌 챔스리그에 나서게 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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