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2일 오전 9시를 기해 인천 지역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오후 3시까지만 해도 문학 KIA-SK전은 우천순연될 것처럼 보였다.
SK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도 “오늘은 경기가 좀 힘들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SK 프런트 역시 안전요원 등 스태프에게 출근대기명령을 내렸다. 이날 예정돼 있던 ‘인천항만공사의 날’ 행사도 취소됐다. 그러나 오락가락하던 빗줄기는 오후 3시를 넘어서면서 잦아들었고, 오후 4시 무렵에는 완전히 그쳤다. 오후 5시 인천 지역에 발효된 호우주의보가 해제됐고, 결국 그라운드 내의 물기를 제거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지난주 4연패를 당한 KIA는 특히 경기 취소를 바라는 눈치였다.
김주찬(KIA)은 “이런 날 경기하면 부상 위험이 높다. 한 선수가 시즌을 망치면 어쩌나”라며 우려를 표현했다. 몇몇 선수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홈런이나 안타를 친 뒤 경기가 취소되면, 희한하게도 페이스가 떨어진다”는 징크스를 설명하기도 했다. 모두 취소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먹구름 가득한 하늘은 오후 6시가 넘어서도 비를 뿌리지 않았다. 결국 SK는 6시10분쯤 관중 입장을 시작했다. 날씨 때문인지 관중석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멈췄던 빗줄기는 경기가 시작되자 다시 흩날렸다. 2회말이 시작되기 직전에는 갑자기 많은 양의 비가 내려 2분간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빗방울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 치러졌다. 관중석에는 팬들의 우산행렬이 눈에 띄었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