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러닝의 선구자 세계 시장을 노린다, 워터베어 조세원 대표

입력 2013-09-09 08: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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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디그레이드(tardigrade)라는 생물이 있다. 번데기처럼 생긴 몸에 여덟 개의 다리가 달렸으며, 크기는 현미경으로 봐야 할 정도로 작다. 하지만 수명은 무려 1,200년이나 되며, 남극과 북극, 사막, 적도지역은 물론 해저 4,000m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영하 273도에서 영상 151까지 생존할 수 있으며, 진공상태에서도 생존해 알을 낳고 번식까지 한다. 지구 최강의 생물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이 생물은 얼굴과 걷는 모습이 곰처럼 생겼다고 해서 워터베어(Waterbear)라고도 불린다. 국내 교육용 앱 개발사 워터베어 소프트(http://www.waterbear.co.kr/, 이하 워터베어)의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규모는 작지만, 앱 개발 시장에서 최강이 되겠다는 의미다.

국내 최다 교육앱 개발사


워터베어라는 이름이 생소하다면, '무작정 따라하기', '요럴땐 뭐라고?', '업다운' 등의 외국어 교육용 앱 이름을 들으면 어떤 회사인지 알 것이다. 워터베어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교육용 앱을 개발했으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이다.

워터베어 조세원 대표는 누드교과서, 수학의 바이블 등으로 유명한 이투스의 창업 멤버다. 1999년 대학생 시절 수험생 학습 사이트인 이투스를 만들며 e러닝이라는 개념을 한국에 도입했고, 2006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이투스를 합병한 이후 모바일 싸이월드를 담당했다. 그러다 2010년 창업을 위해 퇴사하고 '업다운'이라는 외국어 교육용 앱을 개발했다. 업다운 시리즈는 터치 기능을 활용해 이미 외운 단어는 위로 올리고, 모르는 단어는 밑으로 내려 암기 상태를 표시해 손쉽고 재미있게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앱이다. 이 앱은 2010년 당시 아이폰의 유명세와 맞물려 사용자가 내려받은 횟수가 100만 건(누적)에 이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어학 콘텐츠 유통 플랫폼인 '절대기억-언포겟'이라는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외국어 단어/숙어, 어원 등 학습 교재를 올리고 무료로 공유하거나 유료로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 앱은 지난해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KIPFA)가 시상하는 '2012 KIPFA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워터베어는 일본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사실 국내 시장은 유료 앱 구매 빈도가 적은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많지만, 일본 시장은 상대적으로 유료 구매 비율이 높은 아이폰 사용자가 많아 시장도 큰 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일본 내 외국어 학습자도 증가해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한다. 워터베어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중국과 대만에 진출할 계획이다.

미래 앱 개발자를 위한 멘토링 참여

워터베어는 최근 스마틴 앱 챌린지(STAC)에도 멘토로 참여해 미래 앱 개발자들의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실제 앱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해줬다. 스마틴 앱 챌린지는 중소기업청과 SK플래닛이 주관하는 행사로, 일반 고등학교 및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실제 앱 개발까지 연결하는 행사다. 이번 행사에서 워터베어가 멘토를 맡은 아이디어는 '롤링페이퍼', 'WithStudy', '스쿨룩 스쿨핏', 'Check Me' 등이다. 롤링페이퍼는 친구들과 롤링페이퍼를 만들어 공유한다는 아이디어고, WithStudy는 교실용 커뮤니티 앱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다. '스쿨록 스쿨핏'은 특성화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고, Check Me는 목표를 설정하고 내용을 친구들과 공유하며 목표를 달성한다는 아이디어다.


이들의 아이디어를 본 조세원 대표는 일부 이미 출시된 서비스와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고등학생들의 아이디어와 열정이 정말 대단하며 어떤 아이디어는 실제 앱으로 출시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특히 한 학생은 자신처럼 창업을 꿈꾸고 있어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교육 콘텐츠 사업을 넘어 교육 시스템 사업으로

워터베어는 기존 교육용 앱 사업을 넘어 스마트스쿨용 솔루션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요즘 학생들은 손들고 발표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이나 PC로 이메일을 주고받고, 메신저를 통해 회의하는 것이 더 익숙하다. 특히 스마트스쿨은 부산에 있는 아이가 서울에 있는 강사에게 직접 첨삭지도를 받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인터뷰를 마치며 조세원 대표는 모바일 교육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것이며, 이를 위해 계속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가깝게는 아시아 시장, 특히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을 점령하고 세계로 진출해 한국 교육 사업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워터베어를 시작으로 국내 많은 스타트업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길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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