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F1 코리아그랑프리 경기 장면. 스포츠동아DB
지난 6일 A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2014년 F1 코리아그랑프리는 내년 4월11일부터 사흘간 개최되는 것으로 잠정 발표됐다. 이제까지 10월에 개최됐던 것을 6개월가량 앞당긴 것이다. 물론 이는 확정안이 아닌 가안이다. FIA(국제자동차연맹)는 매년 9월 가안을 발표한 뒤 12월에 확정안을 발표해 왔다. 2011년과 2012년에도 가안에서는 4월로 잠정 발표했다가, F1 코리아그랑프리 조직위의 요구로 10월로 최종 확정된 바 있다.
하지만 2014년의 경우 잠정안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1 개최를 둘러싼 국제 정세의 변화와 F1 코리아그랑프리 개최를 둘러싼 조직위의 지속적인 개최권료 인하 요구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잠정안대로 F1 코리아그랑프리가 4월 개최로 확정되면 타격이 크다. 기본적인 대회 준비 시간이 촉박해지는 것은 물론, 가뜩이나 적자 문제로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티켓 마케팅에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2014년에는 맥시코와 러시아가 F1 개최국가로 합류하면서 올해보다 대회가 2개 늘어나 모두 21개 대회가 개최된다. 10월 개최 일정을 러시아에 내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FIA에서는 지속적으로 F1 코리아그랑프리 개최를 4월로 옮기고 싶어 하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말레이시아와 중국 대회에 이어 한국 대회를 개최하면 물류 이동에서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F1 개최 시기 결정은 F1 개최에 대한 상업적인 권리를 가진 FOM(포뮬러원매니지머트)에서 가안을 작성하고, FIA에서 이를 승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FIA는 FOM의 결정을 따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F1 코리아그랑프리는 매년 FOM에 개최권료 인하를 요구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개최 시기 변경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처지다.
올해 대회 역시 개최를 한 달여 앞두고 겨우 개최권료 협상을 타결했을 정도다. F1 조직위 관계자는 “관례에 따라 정확한 개최권료를 밝힐 수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타결했다”고 밝혔다. 개최권료 인하를 조건으로 대회 개최시기를 조율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관건은 F1 코리아그랑프리 조직위의 현명한 대처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대회 개최 시기를 조율해야 한다면 개최권료에 대한 확실한 인하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도 저도 아니라면 F1 코리아그랑프리는 천문학적인 적자폭만 키워가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