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최고 1번타자 추신수…컵스·메츠 줄섰다

입력 2013-09-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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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추신수. 동아닷컴DB

■ ML역사를 쏜 추신수 향후 행보


FA 1년 앞두고 리드오프 변신 성공
출루·장타·도루까지 최고타자 증명
쓸만한 타자서 ‘FA 최대어’로 우뚝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가 열린 대만 타이중에서 주로 쿠바 선수들을 살피기 위해 쿠바-NC와 연습경기를 찾은 메이저리그 빅마켓 구단의 스카우트(관례상 소속팀을 기사에 밝히지 않겠다는 약속 후에 이야기를 나눴다)와 한국 선수들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 스카우트는 “오승환(삼성)과 윤석민(KIA)이 가장 눈길을 끄는 선수”라고 밝혔다. 이어진 대화는 1년 앞으로 다가온 FA(프리에이전트) 때문에 WBC에 스스로 불참한 추신수(31·신시내티)로 흘러갔다. 그리고 꽤 의미 있는 한마디가 나왔다. “클리블랜드 3번타자로는 글쎄…. 하지만 신시내티에서 1번타자로 성공하면 많은 팀이 탐내지 않을까.”

클리블랜드 시절 추신수는 주로 3번타자에 우익수로 경기에 나섰다. 클리블랜드 중심타자로서 가장 빼어난 성적을 거둔 2010년의 기록은 타율 0.300, 165안타, 22홈런, 22도루, 90타점에 출루율 0.401이었다. 뛰어난 활약상이었다. 그러나 뉴욕 양키스,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항상 우승을 노리는 강팀들이 선호하는 중심타자는 추신수 같은 팔방미인형의 ‘5툴 플레이어’보다는 홈런 30개 이상을 터트릴 수 있는 거포다.

지난해 12월 신시내티는 리드오프 보강을 위해 추신수를 택했고, 수비 위치도 우익수에서 중견수로 바꾸기를 원했다. FA를 1년 앞둔 선수의 입장에선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변신이자, 큰 모험이었다. 그러나 시즌 종료를 눈앞에 둔 9월 추신수는 내셔널리그를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정상급 리드오프로 거듭났다. 출루능력(출루율 0.423·볼넷 109개)이 매우 뛰어나고, 언제든지 한방을 날려줄 수 있는 장타력(홈런 21개·장타율 0.464), 그리고 20도루에서 드러나는 빠른 발과 재치 있는 주루능력도 금상첨화다.

추신수는 24일(한국시간)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1번타자로는 메이저리그 역대 3번째, 내셔널리그 사상 최초로 시즌 20홈런-20도루-100볼넷-100득점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는 끝내기안타도 쳤다. 이전까지 추신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20개 안팎의 홈런과 도루로 클리블랜드 중심타선을 지킨 꽤 쓸만한 타자’로 그쳤다면, 이제는 더 이상의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로 넓혀졌다.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캔자스시티 등이 벌써부터 FA 추신수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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