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동아닷컴DB
25일(이하 한국시간) AT&T 파크에서 열린 숙적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류현진은 7이닝 1실점으로 쾌투하며 마침내 시즌 14승 고지에 등정했다. 지난달 31일 샌디에고 파드리스전 이후 26일만에 추가한 소중한 승리였다. 방어율도 2.97로 낮춰 지난 8월18일 이후 처음으로 2점 대에 다시 진입했다.
최고 구속은 93마일(150km). 7회 토니 어브레유에게 허용한 솔로홈런만이 가운데로 몰린 실투였을 뿐 좌우 코너를 최대한 활용하며 무릎 높이로 마치 송곳처럼 꽂히는 류현진의 직구에 자이언츠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필살기인 체인지업에 최근 예리함을 더한 느린 커브까지 더해져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적절히 빼앗은 류현진은 볼넷 1개만을 허용한 사이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지난 17일 애리조나전 8이닝 2실점 완투패에 이어 이날 호투로 류현진은 플레이오프에서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에 이어 3선발로 출격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디비전 시리즈는 승률이 높은 상위 두 팀이 홈 필드 이점을 갖는다. 자이언츠를 2-1로 물리쳤지만 여전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승률에서 밀리고 있는 다저스는 첫 두 경기를 원정으로 치르고 하루 휴식을 한 뒤 다저스타디움에서 3차전을 치르게 된다. 이 때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만약 4차전에서 승부가 가려지지 않으면 5차전은 원정경기로 치러진다.
자이언츠전은 시즌 내내 자신을 괴롭혔던 천적들을 상대로 확실한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1타수5안타(타율 0.545)로 호되게 당했던 헌터 펜스를 맞아 삼진, 우익수 라인드라이브 아웃,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완벽한 설욕을 했다. 상대 전적 10타수 3안타의 버스터 포지를 상대로는 1루 땅볼, 루킹 삼진, 중견수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11타수 4안타로 타율 0.364였던 파블로 산도발을 상대로 이날 유일한 볼넷을 7회에 허용했지만 첫 두 타석에서는 우익수 플라이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포스트시즌 예비고사 격인 자이언츠전에서 예리한 모습을 보인 류현진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선발로 등판해 승리 투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