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지킨 저력, 결론은 1등 프라이드!

입력 2013-10-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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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선수들이 2일 사직 롯데전 9-2 승리로 3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은 뒤 마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류감독이 말하는 1위 원동력과 PS 각오

위기마다 선수들이 해결…추석
전후 8연승이 결정적
두꺼운 선수층 기초로 한 삼성 시스템야구 ‘일등공신’
토종선발 4총사가 MVP…이번엔 3년연속 우승 도전

삼성 류중일 감독은 2일 아침 6시에 눈을 떴다. 이날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장가 가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첫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에 1승만을 남겨둔 상태에서 이처럼 류 감독은 긴장감보다는 설렘을 드러냈다. 1승 남았다고 들뜨거나 굳어있지 않은 것은 이미 ‘고기’를 먹어본 선수들도 마찬가지. 평소처럼 훈련하고 롯데전에 임한 삼성은 결국 9-2 승리를 거뒀다. 4점을 먼저 내자 선발 장원삼에 이어 안지만, 권혁, 오승환 등 필승 불펜이 출격해 삼성답게 이겼다. 2001년부터 따지면 7차례나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다. 올 시즌 정규시즌 1위는 삼성 왕조의 정점을 가리킨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이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 1등 프라이드와 시스템 야구의 결합

류중일 감독은 “감독을 처음 맡은 첫 해가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우승을 두 번 했더니 계속 이길 수밖에 없더라”고 승자의 고독을 토로했다. LG에 2.5경기까지 밀렸을 때는 ‘올해는 1위가 힘들겠다’고 내심 각오하기도 했지만, 선수들이 풀어줬다. 추석을 전후해 거둔 8연승이 결정적이었다. 류 감독은 “부상자도 많았는데 선수들이 자존심이 있더라”고 삼성 특유의 ‘1등주의 프라이드’를 설명했다. 이승엽이 활약을 못해줬고, 채태인 조동찬 배영섭 김상수 등 부상자가 끊이지 않은 데다 용병농사마저 별로였음에도 삼성이 또 1위를 차지한 저력은 두꺼운 선수층에 기초한 ‘시스템 야구’에 있었다. 육성 인프라인 경산 볼파크, 재활 인프라인 용인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 이어 전력분석 인프라인 ‘스타비스’까지 구축했다.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없이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 비결이었다.

삼성 김인 사장(왼쪽)과 류중일 감독이 2일 사직 롯데전 승리로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한 뒤 얼싸안은 채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직|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한국시리즈 3연패를 향해

류중일 감독은 “다 잘해줬지만 MVP(최우수선수)는 토종 선발 4인방(배영수·장원삼·윤성환·차우찬)과 타자에선 채태인”이라고 말했다. 선발 4인은 모두 10승 이상을 거뒀고, 채태인은 최형우와 함께 이승엽의 슬럼프를 메워줬다. 채태인은 2일 롯데전에서도 4안타를 몰아쳤다.

그러나 정규시즌 1위에 도취되지 않고 류 감독의 눈은 벌써 한국시리즈로 향했다. 이날 경기 전 “한국시리즈에서도 ‘1+1 선발’로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던 류 감독은 경기 후 “나는 참 복이 많은 감독 같다. 좋은 프런트와 코치진, 선수들과 야구를 한 덕분에 3년 연속 정규시즌 1위까지 할 수 있었다. 올 시즌 힘들었던 적도 많았는데 이승엽, 진갑용, 최형우 등 고참들이 팀을 잘 추슬러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 뒤 “정규시즌이 끝나면 이틀간 휴식을 준 뒤 훈련을 재개하겠다. 한국시리즈까지 3주 정도 남았는데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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