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마르, 클래스가 달랐다

입력 2013-10-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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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오른쪽)가 12일 한국과 평가전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뽐내며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네이마르가 이근호를 따돌리며 드리블하는 모습. 상암|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한국과 평가전 전반 그림같은 프리킥 결승골
발재간·스피드·팀플레이 등 828억 몸값 증명


‘브라질 신성’ 네이마르(21·바르셀로나)는 클래스가 달랐다.

한국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네이마르와 오스카(첼시)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0-2로 졌다. 네이마르를 위한, 네이마르에 의한 경기였다. 그는 전반43분 아크 왼쪽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아름다운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경기 최우수선수(MOM)는 그의 몫이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6만5308명의 관중들은 넋을 잃고 그의 경기를 지켜봤다.

명불허전. 그가 왜 5700만 유로(828억원)를 받고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는지, 그리고 ‘제2의 펠레’라는 찬사를 받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그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조금은 게을러 보일 정도로 측면과 중앙에서 어슬렁거리다가도 공만 잡으면 눈빛이 변했다. 공을 달고 뛴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할 것이다. 수비수 2∼3명을 가볍게 제치는 발재간과 스피드는 단연 압권이었다. 어지간해서는 공을 뺏기지 않는 간수 능력도 대단했다. 기록에 잡힌 슛 횟수는 단 3번. 그러나 기회는 그의 발끝에서 출발했다. 동료를 이용한 연계 플레이도 좋았다. 오스카(첼시), 헐크(제니트) 등에게 좋은 패스를 제공했다. 눈을 잠시도 뗄 수 없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관중들은 얄밉게 잘 하는 그의 플레이에 환호를 보냈다.

대표팀은 네이마르를 막기 위해 강한 압박을 가했다. 거친 플레이로 네이마르의 신경을 건들이며 기세를 꺾으려고 했다. 이청용과 기성용이 날선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슈퍼스타는 위축되기는커녕 더욱 강해졌다. 웬만한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꾸준한 플레이로 틈틈이 기회를 엿봤다. 냉정함은 칼날과 같았다. 직접 얻은 프리킥을 자신의 발끝으로 차 넣으면서 첫 골을 신고했다. 대표팀이 오히려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그는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7번(이청용)과 16번(기성용)이 나를 거칠게 다뤘다. 그러나 파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항상 나를 쫓아오는 여자친구와 같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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