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김신욱, 이젠 헤딩만하는 공격수 아니다

입력 2013-10-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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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김신욱 효과’에 활짝 웃었다. 20일 서울 원정전에서 쐐기 골을 넣은 김신욱(왼쪽에서 4번째)을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서울 잡고 선두탈환, 울산의 힘은?

한달전부터 유연성·순발력 특별 훈련
196cm 신장에 활동범위까지 넓어져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몸싸움 가담


울산현대 축구는 단순했지만 강했다. 울산은 20일 FC서울과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원정경기에서 하피냐와 김신욱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울산은 단독 선두로 점프했고, 올 시즌 서울과 맞대결에서도 2승1무로 우위를 이어갔다.


● 업그레이드 된 김신욱

“단순한 공격루트인데 막기가 힘들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경기 전 이렇게 어려움을 토로했다. 8월 울산 원정에서 0-2로 완패했던 포항 황선홍 감독도 최근 최 감독과 통화를 하며 “우리도 뻔히 알면서도 당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울산은 이날 기술이 뛰어난 서울 선수들의 발을 강한 압박으로 무디게 만들었다. 공격, 미드필드, 수비의 밸런스 유지도 훌륭했다. 하지만 역시 전술의 핵은 196cm의 장신공격수 김신욱이었다. 김신욱에게 공중 볼을 띄운 뒤 리바운드 볼을 노리는 단순한 롱 볼 축구가 아니다. 김신욱의 활동범위가 굉장히 넓어졌다. 하프라인 아래까지 내려와 상대 미드필더와 몸싸움을 통해 볼을 따낸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은 이제 헤딩에 의한 플레이만 하는 선수가 아니다. 깊이 들어갈 때와 나올 때를 구분할 줄 안다. 또 공간 활용을 강조하고 있는데 잘 이행해 줬다”고 칭찬했다.

약 한 달 전부터 김 감독은 김신욱을 위해 특별 훈련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개인 코치를 따로 둬 김신욱에게 부족한 유연성과 순발력을 기르게 하고 있다. 효과가 상당하다. 일단 김신욱의 볼 키핑 능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 어지간해서는 볼을 잘 안 뺏긴다. 동료들에게 연결하는 패스도 수준급이다. 김신욱이 찔러주는 볼을 받아 발이 빠른 하피냐가 서울 수비를 공략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김신욱의 골도 작품이었다. 골문 왼쪽에서 한상운의 패스를 받아 그림 같은 오른발 감아 차기 슛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김신욱은 “개인 트레이닝으로 분명 효과를 보고 있다. 헤딩과 점프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체력에는 자신 있다. 수비 가담도 더 많이 하고 볼을 연결하는 플레이에도 중점을 더 둘 생각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감독은 후반 27분, 부상에서 최근 회복한 까이끼를 교체로 내보냈다. 기술이 뛰어나고 시야가 넓은 까이끼까지 가세하면 울산의 공격력은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 선두 구도 변화

울산의 승리로 선두 구도에도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팀 별로 6∼7경기씩 남겨 놓은 가운데 울산은 17승7무7패(승점 58)로 단독 선두가 됐다. 2,3위인 포항, 전북보다 승점 2점 앞서 있다. 하지만 울산은 포항보다 아직 1경기를 덜 치렀다. 포항보다 울산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반면, 서울은 최근 3경기에서 1골도 넣지 못하고 1무2패로 부진하며 여전히 승점 51에 머물렀다. 서울은 4위를 지켰지만 5위 수원과는 불과 승점 1점 차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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