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 동아닷컴DB
위성우 감독 “20대 주축 일본 급성장”
한국은 여러 악재 속에서도 제25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이뤘다. 대표팀을 이끈 위성우 감독(우리은행·사진)은 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에서 43-65로 패한 뒤 “변연하(33·KB국민은행), 신정자(33·KDB생명), 이미선(34·삼성생명)과 같은 노장선수들에게 고맙다. 선수들은 잘 싸워줬지만 감독이 부족했다”며 우승 실패에 따른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롭게 떠안은 과제도 있었다. 위 감독은 “감독으로서 팀(우리은행)으로 돌아가도 주전 위주의 기용보다 신인이나 식스맨들에게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또 일본을 보면서 대표팀 세대교체의 필요성도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노장선수들의 투혼을 앞세워 결승까지 올라 내년 터키에서 열리는 여자농구월드컵 진출권을 확보했다. 대표팀은 부상, 피로와 싸우면서 끝까지 선전을 거듭했지만, 결승에선 일본의 젊은 패기에 무너졌다.
위 감독은 “일본이 아시아 농구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더 무서운 것은 일본은 이제부터라는 점이다. (일본이) 장기계획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키워냈던 것이 이번 대회에서 빛을 발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은 12명의 엔트리 중 오가 유코(31)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20대로 채웠다. 도카시키 라마(22)라는 걸출한 센터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이에 비해 한국은 주축 선수들이 모두 30대였다. 위 감독은 “현재 ‘차세대 변연하’를 꼽으라고 하면 막막해진다. 김단비(23·신한은행), 김정은(26·하나외환)은 더 성장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노장들에게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위 감독은 “늦었다고 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과도기를 거치겠지만, 협회 차원에서 계획을 세워 세대교체 과정을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도 “중국과 일본에 비해 (우리는)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세대교체를 한꺼번에 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대신 남녀대표팀 모두 엔트리의 20%% 정도를 목표로 천천히 (세대교체를) 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방콕(태국)|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