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일본 공연’
조용필은 올해 4월 국내에서 정규 19집 ‘헬로’를 발매하고 건재함을 스스로 입증해 보였다.
10만에 선보인 정규 앨범이지만 선공개곡 ‘바운스’부터 타이틀곡 ‘헬로’까지 국내 주요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조용히 지내던 ‘원조 오빠 부대’를 재가동시켰다.
그는 획일화되고 있는 가요계에 완성도 있는 앨범으로 세대를 초월한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 아이돌이 대세를 이루며 너도나도 아이돌을 외칠 때 홀연히 돌아온 그는 아이돌이 아닌 가수도 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어느새 기억 속으로 사라진 중견 가수들의 희망으로 떠오르며 실의에 빠져있던 후배 가수들의 등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랬던 조용필이 25년 만에 일본에서 새 앨범을 발매했다. 국내에 이어 지난 10월 16일, 유니버설뮤직을 통해 정규 앨범 ‘헬로’를 선보였다. ‘헬로’ 일본판은 한국판에 수록된 10곡 외에 ‘바운스’, 2PM 택연이 참여한 ‘헬로’, ‘걷고 싶다’ 일본어 버전 3곡이 추가 수록됐다.
여기에 7일 저녁 6시 30분(한국 시각) 일본 도쿄 국제 포럼홀에서 조용필&위대한탄생 ‘헬로 투어 인 도쿄-원나잇 스페셜’에서 공연을 펼치며 앨범 알리기에 박차를 가했다.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 모든 일정에서 방송을 제외시켰던 조용필.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일본에서의 새 앨범을 팬들에게 선보였다. 가수 대부분이 방송 활동을 통해 앨범을 홍보하지만 공연 위주의 일정만을 소화하는 조용필에게 이번 콘서트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럼에도 신곡 홍보 이외에는 어떠한 홍보 활동도 하지 않았다.
조용필의 소속사 관계자는 “과거의 업적이나 이야깃거리들을 꺼내어 홍보하지 않았다. 오로지 완성도 있는 새 앨범만으로 공연 홍보를 진행했다. 이슈를 위해 초대권을 뿌리지도 않았다. 적어도 조용필이라면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만나는 팬들을 위해 일본어 무대를 준비한 것과 새 앨범의 중요 트랙의 무대를 꾸민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조용필은 “무대로, 음악으로 소통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조용필은 이날 공연으로 4000여 명의 팬들을 끌어 모았다. 최근 한·일 양국의 독도 및 정치적인 문제로 관계가 냉랭해지며 한류 스타들의 활동 역시 움츠려들었다. 케이팝이 강세를 이루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 상황에서 오래토록 한국과 일본 양국이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조용필의 공연은 신곡 소개와 일본 공연 활동 재개 이외에도 많은 의미가 부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조용필은 공연 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음악 하는 사람일 뿐이다. 음악을 포함한 문화적인 것에 제한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왕’이자 ‘엔카의 황제’인 조용필의 이같은 행보는 다소 침체된 한류 시장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 넣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쿄) |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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