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탄. 스포츠동아DB
15일(한국시간) 카디프시티(카디프) 홈에서 열린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웨스트브로미치)과의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 카디프는 후반 피터 위팅험의 골로 1-0으로 승리해 6경기 만에 이겼다. 리그 14위로 상승. 김보경은 후반 44분에 교체로 투입돼 추가 시간에 잠깐 뛰었다.
● 김보경 현지 팬들과 영어 소통도 문제없어
두 팀은 5경기째 승리가 없었다. 하위권 구단들의 팽팽한 대결이었다. 긴장감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카디프의 영웅은 피터 위팅험이었다. 후반 20분 헤딩골을 성공시키자 카디프 팬들은 335분간 득점이 없었던 카디프의 결승골을 하나같이 기뻐했다.
후반 막판에 교체 투입된 김보경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하프 라인에서 공을 잡은 뒤 거침없이 혼자 상대 선수들을 제치며 전진했다. 팬들은 기대감을 갖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록 공격 기회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돌파에 팬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 때 김보경 응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그는 경기 뒤 폭우 속에서도 기다리는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사진도 함께 찍어주며 팬들 사이에서의 인기를 자랑했다. “어린이 팬 연말행사에 참석 하느냐?”는 팬들의 질문에 직접 영어로 답하며 소통하는 모습이었다.
● 매케이 감독 “기분 좋은 승리”
카디프 매케이 감독은 기분 좋은 승리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꼭 필요한 3점이었다. 우리 팀의 절실함이 돋보였다. 앞서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싸워나갔다. 추가 시간에 김보경의 돌파를 보면 알 수 있다. 거의 이기는 경기지만 끝까지 정신 차리고 안심 하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4연패를 기록한 웨스트브로미치 클라크 감독은 “두 팀의 큰 차이가 없는 팽팽했던 경기였다. 우리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두운 표정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몇 시간 뒤 웨스트 브로미치는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 카디프 팬 “구단주 때문에 나의 영혼을 판 느낌…”
취재진은 경기 전 경기장 입구에서 빈센트 탄 카디프 구단주(사진)와 우연히 마주쳤다. 취재진을 한 번에 알아봤다. 악수를 청했다. 김보경과 카디프시티에 대한 관심과 기사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며 입구로 다가가는데 선수들을 기다리던 팬들은 불만 가득한 시선으로 구단주를 바라봤다. 어느 팬은 취재진에게 다가와 구단주에 대한 속상함을 전했다. “30년 이상을 카디프 시티에 바쳤다. 현재 상황이 너무 속상하다. 카디프 시티만의 정통성이 사라진 느낌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것도 좋지만 요즘은 내 영혼을 판 것 같은 심정이다. 내가 사랑하는 그 팀이 아니다. 팬들도 모두 포기한 듯 영혼이 사라진 경기장 분위기다. 구단주는 비즈니스만 생각하고 팬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카디프(웨일즈)|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