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이다’라는 뜻의 팀 명처럼 틴트(Tint)는 가요계를 자신만의 색으로 물들이겠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약 2개월이 흘렀다.
“가요계는 정말 냉정한 것 같아요. 마치 정글 같아요. 생존을 위해서 스스로 힘을 내야하고 우리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를 봐주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의지를 불태우고 있습니다.” (메이 상미)
첫 데뷔 활동을 마친 틴트의 소감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오던 어린 소녀들이 이제 겨우 자신들의 뒤를 한 번 돌아볼 수 있게 됐고, 그들의 말에서 사뭇 진지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벌써 다음 앨범이 기다려져요. 이렇게 느끼고 배운 것들을 다음 앨범에 모두 쏟아내고 싶어요. 그래서 팬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래요. 저희의 1년 뒤 모습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하하!” (제이미 미니)
틴트는 지난 10월 말 데뷔 싱글 ‘첫눈에 반했어’를 발매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옆집 동생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섹시’로 어필하는 다수의 걸그룹과는 달리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차별성을 두었다.
‘첫눈에 반했어’는 작곡가 남기상이 야심 차게 준비한 곡이다. 경쾌한 업템포의 일렉트로닉 멜로디 위에 틴트의 소녀 감성으로 첫눈에 사랑에 빠진 소녀의 마음을 덧입혔다.
특히 틴트는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2’(이하 ‘K팝스타’)에서 결성된 걸그룹 유유 출신 이미림이 멤버로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데뷔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K팝스타’ 이후 계속해서 가수 꿈을 키워왔어요. 그러다 지금의 틴트 멤버들을 만나게 됐죠. 멤버들이 처음부터 가족처럼 편하게 잘 대해줘서 빨리 적응할 수 있었어요. 주변에서 거는 기대가 커서 정말 부담이 컸지만, 이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미림)
그의 걱정과는 달리 멤버들은 미림의 합류를 반겼다고 한다. 메이와 미니는 “미림이 합류하면서 팀이 더욱 견고해 졌다. 시선 처리와 마음가짐 등 우리는 모르는 무대 노하우와 경험담도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 가지 특별한 점은 팀에 정해진 메인 보컬이 없다는 점이다. 멤버 전원이 메인 보컬과 서브 보컬을 오가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노래마다 제일 잘 어울리는 멤버가 메인보컬 역할을 맡는다. 다섯 멤버가 만들어내는 5인 5색 음성으로 대중의 가슴에 물들고자 한다.
“메인 보컬이 없어서 좋아요. 각자 더 열심히 할 기회의 장이 되기도 하고 파트가 정해져 있지 않아 전곡을 다 연습해야 하므로 실력도 빨리 느는 것 같거든요. 다들 모험을 하는 거라고 걱정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장점이 많아요.” (메이 제이미 상미)
틴트는 신인 그룹임에도 ‘여유’가 느껴졌다. 마냥 소녀인 것 같으면서도 자신들의 생각을 또박또박 이야기하고, 겁과 걱정이 많다고 하지만 소녀들 특유의 긍정적인 자세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들은 ‘귀여운 척한다’는 악성 댓글에 “무플 보다는 훨씬 낫다”며 “그만큼 우리가 콘셉트를 잘 소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들의 발랄함은 숙소 생활에서 시작된다. 여성 매니저와 함께 숙소 생활을 하는 틴트는 틈만 나면 서로 노래를 부르며 숙소를 각자의 콘서트장으로 변화시킨다. 또 팀에서 ‘잔소리’를 맡고 있는 미림과 눈물이 많은 리더 메이, 수다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막내 미니, 이야기에 살을 붙이는 제이미와 상미까지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다.
틴트는 가수 이효리를 롤모델로 삼고 틴트만의 발전된 귀여움과 상큼함을 보고 주고자 한다. 이들은 스스로를 “성격은 소년이지만 느낌은 소녀”라며 다양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어필할 것을 귀띔했다.
그래서일까. 멤버들 간에 가장 자주 하는 말이 ‘너 예쁘다’와 ‘너 웃기다’라고. 틴트는 올해는 실패했지만, 다가오는 2014년에는 신인상 싹쓸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워뒀다.
이를 위해 노래·안무 연습은 물론이고 다이어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욱 듣기 좋고 보기 좋은, 내외로 알찬 팀이 되기 위해서다.
미림은 ‘K팝스타’ 출연 전과 비교해 지방을 태우고 근육을 늘리며 체중 15kg 감량에 성공했다. 제이미 역시 9kg의 체중을 줄였고, 팀 전체적으로 약 5kg의 살을 뺐다.
“수지·현아·다비치 선배를 보고 하늘에서 내려온 여신 같다고 생각했어요. 내년엔 저희도 그렇게 변할 겁니다. 그때까지 조금 더 많이 사랑해 주시고 늘 지켜봐 주세요. 절대 변하지 맙시다.” (모두)
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GH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