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안치홍.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처음부터 재시작…실패 되풀이 없다
고졸 신인이었던 2009년,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인상적 홈런을 때리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이듬해에는 133게임 전 경기에 출장하고, 2011년에는 개인 최고인 타율 0.315를 기록하며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차세대 국가대표 2루수라는 찬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2012년 타율 0.288로 주춤하더니, 올해는 2010년 이후 개인 최저인 타율 0.249에 머물렀다. 시즌 중반에는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2군행을 자청하기도 했다.
KIA 주전 2루수 안치홍(23·사진)에게 2013년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비활동기간인 요즘, 전남 함평의 2군 훈련장인 챌린저스필드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도 올해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안치홍은 19일 “운동하기에는 함평처럼 좋은 곳이 없다. 차일목 선배님, 고졸 후배들과 함께 즐겁게 땀을 흘리고 있다”며 “11월에 끝난 마무리캠프를 통해 그동안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많이 되찾았다. 올해 큰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내년에는 똑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치홍은 올 시즌 부진 원인을 기술적 측면보다는 심리적 측면에서 찾았다. “시즌 초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너무 급하게 마음먹었던 것 같다. 여유가 없다보니 심리적으로 더 위축되고, 그러면서 성적은 더 떨어졌다. 8월(월간 타율 0.303)에 조금 좋아졌다 다시 흔들린 것도 그래서인 것 같다”고 되짚었다.
안치홍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이번 겨울을 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발탁과 금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강하다. “올해 실패가 좋은 약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