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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 “1차 목표는 예선 통과 첫경기 러시아전 사활”

입력 2014-01-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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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12월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코앞으로 다가온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다짐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12월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코앞으로 다가온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통과를 다짐했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월드컵의 해’ 홍명보 감독 일문일답

러시아 명장 카펠로 부담?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
1월 훈련까지 네덜란드 코치 합류…큰 도움될 것
3월 평가전 후 전체적인 4-2-3-1 포메이션 완성


-월드컵의 해를 맞는 소감과 목표는.

“이렇게 월드컵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 작년 7월부터 대표팀을 꾸려오면서 발생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차분히 준비해서 본선에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


-월드컵 목표는.

“1차 목표는 예선 통과다. 일단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조별리그에서 살아남으면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특히 러시아와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러시아전 결과가 나머지 2경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첫 경기 결과에 따라 2,3차전 전략도 바뀔 수 있다. 지난 월드컵의 역사를 봐도 첫 경기가 상당히 중요하다.”


-전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점은.



“기본적으로 4-2-3-1 포메이션을 쓸 것이다. 물론 그 안에서 미드필더를 삼각형으로 할 것이냐 역삼각형으로 할 것이냐 등 세부적인 부분이 남았지만 지금 당장 결정할 것은 아니다. 우리 팀에는 젊고 재능 있는 선수가 많지만 경험적인 측면이 문제될 수 있다. 그런 면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거기에 맞는 선수가 누군지 이번 1월 동계훈련, 내년 3월 평가전을 통해 전체적인 구성을 마무리하겠다.”


-베테랑의 필요성을 느끼나.

“팀 전체적인 밸런스를 생각해야 한다. 꼭 베테랑이라는 표현보다도 팀 분위기적인 측면을 봐서도 우리 선수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쪽 풀백이 다소 약하다는 평이 있다.

“동의한다. 양쪽 풀백의 능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수비 뿐 아니라 공격전술의 많은 부분도 그 선수들의 비중이 크다. 지금까지 김진수(왼쪽)와 이용(오른쪽) 중심으로 끌고 왔는데 이 선수들이 아직 나이도 어리고 국제경험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 포지션에 관심을 갖고 지켜볼 생각이다.”


-박주영이 여전히 소속 팀에서 게임을 못 뛰고 있는데.

“박주영은 1월 이적시장을 봐야 한다. 런던올림픽 앞두고 박주영을 발탁했을 때는 박주영을 포함한 대표팀 공격수들 모두가 주전경쟁에서 밀려 있었다. 다 같이 벤치에 앉아 있다면 그 중 박주영이 가장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김신욱 외에 떠오르는 공격수가 없다. 새로운 공격수를 발탁할 생각이 있나.

“만약 3월부터 어떤 선수가 매 경기 한 골씩 넣는다면 모를까(웃음). 사실 K리그나 해외 리그나 전체적으로 다 점검을 했다. 새로운 선수가 나타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있는 자원에서 어떻게 만들어야하고 어떤 조합이 좋을지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


-홍 감독이 6개월 간 연수를 했던 러시아와 한 조가 됐는데.

“일단 우리가 러시아와 평가전(2013년 11월)을 한 게 좋았고, 또 내가 러시아로 공부를 하러 갔던 것도 결과적으로 좋게 됐다. 앞으로 합류할 네덜란드 코치가 러시아 전력 분석에 아마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히딩크에게 조언을 구할 생각인가.

“브라질-미국 동계훈련 가기 전에 한 번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히딩크로부터 모든 것을 다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첫 게임에 모든 것을 걸어라’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지난 번 남아공월드컵 전에도 그렇게 말씀하셨다는데(웃음). 아마 네덜란드 코치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 코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작년 여름과 가을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직접 보니 생활이 쉽지 않더라.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 앞으로 3,4월에 네덜란드 코치가 유럽 구단을 방문해 해당 감독과 선수들을 계속 만나 컨디션 등을 계속 체크할 것이다. 유럽 구단들은 국가대표 코치가 온다면 환영하는 분위기니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의 상황을 아주 깊숙하게 들어가서 체크할 수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 코치 합류는 언제) 마무리 단계다. 1월 동계훈련 때부터 합류를 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러시아대표팀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인데.

“내가 6개월 준비한다고 카펠로 감독의 커리어를 당장 따라갈 수 있나(웃음). 난 다른 쪽으로 연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꼭 감독의 대결이 승패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이고 감독은 선수들이 잘 하게끔 해주고 책임만 지면 된다.”


-한국이 16강에 오른다는 가정 하에 우리 조의 어떤 팀이 함께 16강에 오를 것 같나.

“우리만 올라간다면 아무나 상관없다(웃음). 미래는 우리 앞에 가려진 안개와 같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준비해야 한다. 해외 감독들이 ‘한국은 기량이 떨어진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개인적으로 좋다. 우리는 상대를 절대 자극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가장 큰 고민이 되는 부분은.

“선수들의 부상이다. 그게 가장 신경이 쓰인다. (선수 부상 소식이 들리면 가슴이 철렁하겠다) 맞다. 사실 기성용의 득점은 별로 반갑지 않다(웃음). 부상 없이 경기하는 게 가장 반가운 일이다.”


-지금 월드컵을 준비하는 선수들에게 해 주고 싶은 조언은.

“머릿속에서 월드컵을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소속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야 그런 모습을 보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모습 보여야 경쟁력이 있겠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야 한다. 5월 훈련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그 때 선수들의 컨디션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도 중요하다. 그 시점에서는 국내에서 뛰는 선수,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몸 상태가 제각각이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또 서로 다르다. 다른 컨디션을 어떤 시점에 똑 같은 컨디션으로 만드느냐가 중요하다. 우리 팀 피지컬 코치가 갖고 있는 경험과 데이터가 있으니 크게 어려울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표팀 분위기메이커는 어떤 선수인가.

“모든 선수다. 저는 기본적으로 훈련장과 경기장 그 안에서의 모습만 갖고 평가한다. 그 안에서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원한다. 감독으로서 권위를 내세우거나 그러고 싶지 않다. 경기장, 훈련장 밖의 일은 관여하지 않는다.”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경험이 도움이 될까.

“아무래도 세계 대회 출전이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고 기회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올림픽하고 월드컵은 다르다. 올림픽 동메달 땄다고 월드컵이 쉽게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월드컵은 세계 최고 레벨의 대회고, 또 다른 것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조 편성이 잘 됐다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나.

“하하. 많은 분들이 일반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나. 저도 개인으로는 나쁘지는 않은 조 편성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는 없고 우리는 항상 도전자의 입장에서 준비해야 한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 선수들마저도 일반사람들과 똑 같이 우리가 뭔가 된 듯한 생각을 하거나 조 편성이 잘 됐다고 생각할 때다. 저는 감독으로서 그런 점을 경계하는 거고 우리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갖지 않게끔 만들 책임이 있다.”


-2006독일, 2010남아공 멤버와 현 멤버를 비교한다면.

“음… 개개인 선수들의 탤런트(재능)는 지금 선수들이 조금 나은 것 같다. 2010년은 전체적으로 경험 많은 선수와 젊은 선수 조화가 좋았고. 지금 선수들은 2006년, 2010년에 비해 나이는 좀 적지만 또 나이에 비해 경험은 적은 편이 아니다.”


-대표팀 감독 취임 후 6개월 동안 평소 안 듣던 욕도 많이 들었을 텐데.

“많은 분들이 욕했을 것 같다. 욕먹고 나니 저도 부담 없다. 이런 것들을 다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것도 내 일이다. 예를 들면 언론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정당하게 지적하는 것은 얼마든지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6개월 동안 아주 빠르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월드컵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많다. 국민들의 생각을 잘 안다. 왜 2002년 때처럼 못 하느냐는 건데(웃음). 우리 입장에서 국민들의 기대치를 얼마만큼 충족시킬 수 있는지 해봐야 하고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다려진다. 물론 결과가 가장 중요하지만 그 결과도 과정을 거쳐야 나오는 것이다.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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