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더블 볼란테…기성용의 짝은 누구?

입력 2014-0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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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 한 자리를 놓고 박종우(왼쪽)와 한국영이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다. 런던올림픽 때는 한국영의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박종우가 주전을 꿰찼다. 하지만 최근 대표팀에서는 한국영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태극전사 우리는 라이벌…박종우 VS 한국영

한국영 런던올림픽 부상으로 박종우 동메달 영광
와신상담 한국영 작년 브라질전 호평…전세 역전


남은 한 자리를 차지할 적임자는 누구일까.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가장 중시하는 덕목은 ‘희생’이다. 선수들이 자신을 버리고 ‘하나의 팀’으로 녹아드는 마음가짐과 자세를 높이 평가한다. 그 중 가장 빛이 덜하고 동료들을 받쳐주는 포지션이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다. 홍 감독이 애용하는 4-2-3-1 전술의 근간은 바로 더블 볼란테에서 나온다. 이변이 없는 한 기성용(선덜랜드)이 한 자리를 차지했다. 기성용의 짝을 이룰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한국영(24·쇼난 벨마레)과 박종우(25·부산)가 팽팽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 얄궂은 인연의 승자는

둘은 홍 감독이 이끈 올림픽대표팀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왔다. 2011년 10월7일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올림픽팀 데뷔전을 치렀다. 나란히 수비형 미드필더를 보며 합격점을 받았다. 그때부터 둘은 끈끈한 우정을 쌓았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운명은 잔혹했다. 나란히 런던올림픽 최종명단 18인에 뽑혔으나 런던 현지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영이 대회 개막 이틀을 앞두고 열린 대표팀 훈련에서 왼쪽 발등 골절부상으로 낙마했다. 좋지 않던 부위가 말썽을 부린 것이다. 그는 “잠을 설칠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반면 박종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기성용의 파트너로 낙점되며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의 쾌거를 안았다.

와신상담. 한국영은 독을 품었다. 부상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철저하게 몸 관리를 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극찬을 받았다. 공간과 압박을 강조하는 홍 감독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기성용의 뒤를 받치고 포백(4명의 수비수)을 보호하며 철옹성을 구축했다. 기성용과 환상적인 호흡을 통해 그전까지 지적됐던 미드필더의 헐거운 모습을 단박에 고쳐나갔다.

박종우는 자리를 잃었다. 벤치에서 한국영의 브라질전 활약을 지켜봤다. 이어 열린 말리전에서도 한국영과 교체되며 종료 직전 투입됐다. 2012년보다 몸 상태가 떨어졌고 경기력에서 밀렸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풀타임 출전했으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박종우는 “작년과 재작년의 좋은 모습을 합쳐 올 시즌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별렀다.

둘은 대표팀에서 이미 인정받은 미드필더 자원이다. 기량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 못지않은 태클 능력과 상대 패스를 차단하는 축구센스도 갖추고 있다. 한국영은 공간 압박에서 우위가 있고, 박종우는 소속팀에서 세트피스를 전담할 정도로 킥 능력이 좋다. 결국 둘의 운명을 가를 결정적인 요인은 부상 없이 얼마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느냐에 달렸다. 이밖에도 ‘경쟁자’ 이명주(포항)와 하대성(서울)도 이들 구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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