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러시아와 비기면 16강 승산”

입력 2014-01-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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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스포츠동아DB

■ 히딩크가 미리 본 브라질월드컵

경험 많은 러시아대표팀 경계대상 1호
1차전 비기거나 이기면 16강진출 유력
총감독 사절…홍감독 만나 조언하겠다


“러시아와 1차전이 중요하다. 무승부 이상 거두면 16강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이다.”

거스 히딩크(68) 전 안지 마하치칼라 감독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히딩크는 5일 연인 엘리자베스와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10년여 전부터 무릎 관절염으로 애를 먹어온 히딩크는 이번 방한기간 중 오른쪽 무릎 관절염 수술을 받는다. 체중을 줄이기 위한 복부 지방 제거 수술과 눈썹 찔림 현상을 없애기 위한 안면거상 수술도 예정돼 있다.

취재진의 관심은 히딩크의 조언에 쏠렸다.

히딩크는 러시아 축구에 정통하다. 한국의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히딩크는 이후 러시아대표팀(2006∼2010년), 러시아 프로축구 안지(2012∼2013년)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특히 히딩크가 안지 사령탑일 때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2013년 초부터 6개월 간 그의 아래서 어시스턴트 코치로 축구 유학을 했다.

한국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와 H조에 속했다. 특히 러시아와는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16강 진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일전이다. 홍 감독은 지난 달 말 신년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을 만나 러시아대표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히딩크는 뉴시스 등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한국에 머무는 동안 물론 홍 감독과도 만날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날짜는 정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연 뒤 “한국은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와 함께 한 조에 포함됐다. 매우 흥미로운 경기들이 펼쳐질 것이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신구 조화가 잘 이뤄져 있을 뿐 아니라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굵직한 무대들을 통해 풍부한 경험까지 지니고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이어 “공간을 내주지 않는다면 러시아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한국이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커질 것이다. 한국대표팀이 내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최선을 다해 지원을 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히딩크가 축구협회나 대표팀에서 어떤 직책을 맡지는 않을 전망이다. 히딩크는 “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충분히 뛰어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총감독직 제안이 온다면 수락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들을 하는데 나는 현 한국대표팀에 총감독과 같은 존재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홍 감독을 중심으로 월드컵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고 잘라 말했다.

히딩크는 6일 입원해 7일 수술을 받고 13일 경 출국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8일 히딩크에게 문병을 갈 것으로 보인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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