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막내 보낸 류현진 부모 “아들아, 조금만 기다려라!”

입력 2014-01-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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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인천국제공항|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아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을 잠시 잡았다 놓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부모는 흐뭇함과 안쓰러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아들의 늠름한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제는 1년에도 몇 번씩 오가게 되는 인천국제공항. 그러나 아버지는 “아들을 혼자 보내려니 마음이 짠한 건 아직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LA 다저스 류현진(27)이 2014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다시 미국으로 출국하던 10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H 카운터 앞에는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이 환송을 위해 모여 있었다.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와 어머니 박승순 씨도 형 류현수 씨와 함께 한쪽 구석에 서서 막내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아버지는 “현진이가 기대보다 훨씬 더 잘해준 덕분에 우리 가족도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겨우내 아들이 광고한 라면과 치킨을 먹고, 은행도 아들이 모델인 곳으로 옮겼다”고 농담하면서 “워낙 일정이 많아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한국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했다. 이제 미국에 가니 건강하게 잘 지내 주기만을 바란다”고 했다.

어머니 역시 “한국에 있었어도 맛있는 걸 많이 못 해줘서 안타깝다. 대신 떠나기 전날 가족이 식사를 함께 하면서 다시 모일 날을 기약했다”며 “시즌이 시작되는 3월 말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아들들과 함께 할 계획이다. 현진이가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가서 좋은 음식 많이 해주고 ‘엄마의 도리’를 다 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가족의 든든한 응원을 등에 업은 류현진은 여전히 당당하고 침착했다. 1년 전 같은 비행기에 오를 때는 미지의 리그에 제대로 도전해 보겠다는 ‘패기’가 넘쳤고, 1년이 흐른 지금은 몸만 잘 만들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확신’이 더해졌다. 지난해 한국 야구팬을 ‘들었다 놨다’ 한 막내는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이렇게 외쳤다. “4월에 만나요!”

인천국제공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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