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석 이슈&포커스] K리그 티켓 객단가 공개될까?

입력 2014-0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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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마다 입장수입 계산 제각각
오늘 연맹이사회 공개여부 논의


K리그 티켓 1장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정답은 ‘모른다’다. 대부분 K리그 구단들이 유료관중과 평균단가(객단가)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아서다. 20일 열리는 프로축구연맹 이사회에서 K리그 출범 31년 만에 처음 평균단가가 밝혀진다. 이 자료를 보면 어느 구단이 공짜 티켓을 얼마나 많이 뿌려왔는지 바로 알 수 있다.

평균단가는 입장수입을 입장관중으로 나눈 값이다. 공짜표가 많을수록 평균단가는 낮아진다. 평균단가가 높고 관중도 많다는 것은 상품(축구경기)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프로야구는 오래 전부터 평균단가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한국프로야구연감에 따르면 2012년 평균단가는 8854원. 구단별로는 LG가 1만146원으로 가장 높았고, KIA가 7413원으로 가장 낮았다.

사실 프로축구는 몇 년 전까지 관중 부풀리기가 심해 평균단가 자체가 큰 의미가 없었다. 프로축구연맹은 2012년부터 관중집계 시스템을 개선했고, 2013년에 더욱 보완했다. 2013년은 실관중에 거의 근접해 정확한 평균단가 산출이 가능해졌다.

스포츠동아 취재결과 K리그의 평균단가는 예상대로 기대치를 밑돌았다. 클래식(1부 리그) 12개 팀의 평균단가는 약 4000원. 가장 높은 구단은 6000원 정도였고, 1000원 안팎인 구단도 있었다. 비교적 인기가 높은 구단도 평균 이하라 충격을 줬다. 유료관중 비율도 마찬가지. A구단이 79%(100명 중 유료관중이 79명이라는 뜻)로 가장 높은 반면 A구단과 관중 1,2위를 다투는 B구단은 40% 수준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은 2013년 K리그 22개 구단의 평균단가를 20일 이사회에서 밝힌 뒤 곧바로 일반에도 공개할 계획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이 지금까지 해온 연봉 총액 공개, 관중 집계 방식, 경영 공시의 일환이었다. 지금 K리그가 처한 현실을 직시해 질적 향상을 이루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벽에 부딪혔다. 지금까지 구단마다 입장수입을 산정하는 방식이 제각각이라는 게 문제였다. 어떤 구단은 후원사에 수백 장에서 수천 장 공짜 티켓을 줬다. 후원금은 당연히 입장수입이 아닌 광고수입으로 잡았다. “티켓을 주는 조건으로 스폰서를 받았으니 평균단가를 공개한다면 앞으로 이를 광고수입이 아닌 입장수입으로 잡겠다”는 게 이 구단들의 주장이다.

시즌티켓 입장수입을 놓고도 해석이 달랐다. 예를 들어 10만원 시즌티켓을 100명에게 팔면 일단 1000만원의 입장수입이 생긴다. 하지만 일부 구단들은 100명 중 실제경기에 들어온 관중이 70명이라면 이 부분만 입장수입으로 계산하고 나머지 30명분은 사업수입으로 돌렸다. 입장수입의 10∼15%를 경기장 사용료로 내는 구단들이 있는데 입장수입을 낮춰야 사용료가 낮아지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썼다. 이렇듯 자기 편한대로 입장수입을 계산해 온 것부터 바로 잡은 뒤 평균단가를 공개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로축구연맹도 입장수입 계산 방식을 통일해 정확한 기준을 만들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2013년 데이터는 이사회 내에서만 공유하고 2014년부터 완전 공개하는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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