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끼…봅슬레이 대표팀 인내의 ‘먹방훈련’

입력 2014-01-27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불리한 체격조건에 살 찌우고 근력 운동
썰매 가속도 내기 위해 선수들 중량 늘려
男 100kg이상 유지·女 6∼7kg씩 찌워


‘한국 봅슬레이의 ‘먹방훈련’을 아시나요?’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팀은 아시아국가로는 최초로 ‘2014소치동계올림픽’ 전 종목(남자2인승·4인승, 여자2인승) 출전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비인기종목에, 훈련장이 없어 아스팔트에서 썰매를 끌던 이들이 일궈낸 값진 성과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한국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관계자는 “선수들의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불리한 체격조건 때문에 살을 찌우는 과정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지방만 늘리는 게 아니라 찌운 살을 근육으로 만들어야했다. 선수들이 정말 힘들었다”고 귀띔했다.

실제 봅슬레이 선수단은 매년 한 달간 전북 고창에서 치르고 있는 일명 ‘먹방훈련’을 실시한다. 의지와 상관없이 하루에 8끼씩을 먹고, 더 이상 위가 음식을 받아들이지 못해 게워낼 정도로 많은 양을 먹는다. 포만감에, 밤마다 고통을 없애려 앞마당을 걸으며 힘겨워하는 선수들이 태반이었다. 밥을 먹은 뒤에는 혹독한 근력훈련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남자 선수들은 100kg 이상까지 살을 찌웠고, 여자2인승의 김선옥, 신미화도 6∼7kg씩을 늘렸다. 겨우 다른 외국선수들과 견줄만한 체격을 갖게 된 것이다.

이처럼 봅슬레이 선수들이 살과의 전쟁을 벌이는 이유는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중량 기준(선수+썰매 무게)이 있기 때문이다. 가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중량이 무거워야 유리한데, 한국 선수들의 몸은 너무 가벼웠다. 썰매에 납을 달아 무게를 늘리기도 했지만, 썰매가 무거우면 스타트와 속도를 낼 때 불리해진다. 즉, 선수의 몸무게를 늘리면 썰매무게를 가볍게 할 수 있어 경기할 때 도움이 된다. 남자봅슬레이 국가대표팀 원윤종은 “전역할 때는 몸무게가 77kg이었는데 지금은 107kg까지 나간다”며 “힘들었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고, 성적이 나고 있어서 괜찮다.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재현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