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한 지동원·구자철 경기 많이 뛸텐데…바짝 긴장한 홍정호

입력 2014-01-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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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 스포츠동아DB

출전 기회 감소…‘월드컵 놓칠 수 없다’ 이 악물어

유럽무대를 누비는 한국선수들의 올해 화두는 ‘경기 출전’이다. 6월 개막하는 브라질월드컵 때문이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의 원칙 중 하나는 경기에 뛰는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벤치만 달구면 경기감각은 떨어지고 최종엔트리 승선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진다. 지동원과 구자철은 뛸 수 있는 팀을 찾아 올 겨울 각각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로 둥지를 옮겼다. 홍명보호의 잠재적 원 톱 후보이면서 소속 팀에서 거의 출전기회가 없는 박주영(아스널)의 이적에 관심이 가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유럽파 중 최근 경기출전 횟수가 뜸한 또 한 명의 선수가 있다. 바로 아우크스부르크의 중앙수비수 홍정호(25·사진)다.


● 주전에서 밀린 홍정호

홍정호는 25일(한국시간)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종료 2분 전 교체로 들어갔다. 최근 3경기 모두 교체인데, 출전시간이 17분, 4분, 2분에 불과하다. 홍정호는 작년 8월말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해 10월5일 샬케04 원정에서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볼프스부르크, 레버쿠젠전에 풀타임을 뛰었다. 한국 출신 중앙수비수의 빅리그 행은 흔한 일이 아니다. 홍정호는 높은 벽을 뚫고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팀의 주전 수비수 클라반이 컴백하면서 홍정호 입지는 좁아졌다. 바인지를 감독은 브라커-클라반 콤비를 중앙 수비수로 활용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8경기 23골이라는 빈곤한 득점력에도 탄탄한 수비(27실점) 덕에 9위에 올라 있다. 잘 하고 있는 브라커-클라반 듀오를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


● 월드컵 향한 다부진 각오

브라질월드컵에서 홍정호,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이 주전 중앙수비수로 호흡을 맞출 거라는 데 큰 이견은 없다. 둘은 어린 시절부터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고, 홍 감독의 큰 신뢰를 받고 있다. 하지만 홍정호가 벤치에 앉는 일이 장기화되면 월드컵 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3월 그리스와 평가전 등 대표팀 소집 때 홍정호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면 당장 경기감각 문제가 불거질 게 뻔하다. 홍정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독한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분데스리가는 작년 말부터 약 한 달 간 경기가 없었는데, 홍정호는 이 기간 국내에서 잠깐 머리만 식힌 뒤 곧바로 출국해 훈련에 매진해 왔다. 그는 불의의 부상으로 평생의 꿈인 2012런던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월드컵 출전으로 그 한을 풀 각오다. 그런데 유럽진출이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홍정호가 이를 더 악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윤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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