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어디로 가는 걸까? ‘뺀질이’ 김익현 이악문 변신

입력 2014-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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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미드필더 김익현은 태국 방콕에서 진행 중인 소속 팀의 전지훈련에서 개인 운동까지 따로 소화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태국 전훈지 고강도 훈련 불구 남몰래 개인훈련
윤성효감독 흐뭇한 미소…“저런 모습 처음이다”

그는 밤마다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부산 아이파크는 태국에서 2주 넘게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하루 2차례 고강도 훈련을 소화한다. 선수들은 무더운 날씨에 연신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밤이면 녹초가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미드필더 김익현(25)은 다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어디론가 조용히 숨어들어간다. 숙소 뒤편에서 그를 봤다는 목격담이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알고 보니 남몰래 개인훈련을 진행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부족한 훈련을 자청하면서 올 시즌 한 단계 높은 곳으로 도약을 꿈꾼다.

김익현은 2009년 부산에서 데뷔했다. 어느덧 프로 6년차. 그해 2경기에 출전하며 유망주로 가능성을 알렸다. 그러나 2010∼2012년 3시즌 동안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당시 안익수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2군 생활을 전전했다. 그의 원삼중 동기는 김보경(카디프시티)과 이승렬(전북)이 있고, 소속팀 부산 아이파크에선 박종우, 이범영 등과 친하다.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구단에서 알아주는 ‘뺀질이’다. 선배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에게도 허물없이 지내며 붙여진 별명이다.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이라 부를 만큼 개성이 강했지만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윤성효 감독을 만나면서 달라졌다. 윤 감독은 4일 방콕 글래스와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서 늦은 저녁을 먹으며 그의 전투적인 플레이에 핀잔을 줬다. 그는 “이기지도 못할 거 쓸데없는 도발로 벌금 40만원을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말 속에는 강한 애정이 녹아있었다. 김익현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윤 감독을 사로잡은 것이다. 김익현은 작년부터 윤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데뷔 이래 최다인 22경기에 나서며 박종우와 호흡을 맞췄다. 달라진 신뢰와 발전 속에 각성도 있었다. 밑으로 많아진 후배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여야겠다는 각오도 그의 변화를 이끌었다. 부산 관계자 “익현이가 입단 이후 저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흐뭇하게 웃었다.

방콕(태국)|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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