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태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그러나 소치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경기 전 일명 ‘바람잡이’처럼 진행자가 나와 관중과 호흡을 맞췄다. 실제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선 해당 종목의 역사나 선수들의 관련 정보를 설명하며 이해를 도왔고, 관중 2명을 선정해 모션게임기 ‘위(Wii)’를 이용한 스피드스케이팅 오락을 하며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는 기회를 제공했다. 정빙 후에는 악대와 댄스팀이 나와 흥을 돋웠다.
관중도 즐길 준비가 돼있었다. 응원하는 자국 선수들이 있지만,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모두를 격려하는 마음으로 파도타기 응원도 펼쳤다. 그 덕분에 경기장 분위기는 한층 달궈졌다. 스케이팅을 하다 넘어진 선수에게도 위로의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를 위해 흘린 4년의 땀방울을 알아서다.
올림픽은 세계 60억 인구의 시선이 한 곳에 모이는 축제의 장이다.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펼칠 수 있는 최적의 시설이 필요하고, 그에 걸맞은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겨울 축제를 즐길 줄 아는 성숙한 국민의식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나라로서 꼭 가슴 속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소치|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