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정찬헌, 불펜피칭 100구나 던진 까닭은?

입력 2014-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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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찬헌. 스포츠동아DB

“넌 직구가 강한데 왜 변화구 신경쓰나”
선배 류제국 조언에 자신과 싸움 돌입


LG 투수 정찬헌(24·사진)은 12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구장 불펜에서 100개의 볼을 던졌다. 50개 정도 투구할 계획이었지만, 투수코치에게 좀더 던져보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불펜 요원으로 올 시즌을 준비 중인 그가 이날 선발 요원들처럼 많은 볼을 던진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정찬헌은 11일 밤 룸메이트인 선배 류제국(31)에게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평소 말이 없는 정찬헌의 진지함에 류제국은 미국전지훈련에서 느꼈던 점을 솔직히 얘기해줬다. 정찬헌은 미국에서 열린 kt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한 적이 있었다. 류제국은 “너는 직구에 강점이 있는데 변화구에 더 신경을 쓰니까 승부가 힘들었던 것 같다. 자신 있는 볼 하나를 원하는 코스에 확실히 던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선배의 충고를 들은 정찬헌은 다음날 불펜피칭에서 직구 위주로 볼을 던졌다. 그 대신 로케이션에 신경을 썼다. 그리고 투구수를 늘리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정찬헌은 “군 입대 전 어깨 수술을 받은 이후 부상 재발 우려로 스스로 우축됐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아프지 않기 때문에 볼을 많이 던져도 된다. 그래서 100개까지 던져봤다”고 설명했다.

병역의무를 마치고 지난 시즌 복귀한 정찬헌은 1군 무대에서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불펜 요원으로 1군 진입을 노리며,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걸은 뒤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선 류제국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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