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브레이크] 단거리 저지대 불리…이상화 해발4m 공기저항 극복

입력 2014-0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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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해발고도와 기록경기의 상관관계

단거리 경기땐 공기 저항 덜한 고지대 유리
종전 신기록은 해발 1330m경기장서 해내
고지대선 산소량 부족…장거리 종목엔 불리

이상화(25·서울시청)가 12일(한국시간)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끝난 2014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37초28의 올림픽신기록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직후였다. 케빈 크로켓(캐나다) 대표팀 코치는 “지금까지 올림픽기록은 높은 고도의 경기장에서 나왔다. 소치와 같은 해수면 고도의 빙상장에서 기록을 깬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 NBC스포츠 역시 이상화의 위대함을 설명하면서 해수면 고도를 언급했다.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는 해발 4m에 위치해있다. 종전 올림픽기록(37초30)은 카트리오나 르메이돈(캐나다)이 2002동계올림픽에서 세웠는데, 대회가 열린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의 해발고도는 1330m다. 이상화가 지난해 11월 500m 세계기록(36초36)을 세운 장소 역시 솔트레이크시티였다.


● 단거리는 높은 곳에서?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단거리는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기록 단축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지대에선 상대적으로 기압이 낮아 공기저항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도 1500m 지점의 기압은 해수면의 약 85%% 수준이다. 이 덕을 가장 많이 본 대회는 해발 2240m에서 열린 1968멕시코시티올림픽이었다. 이 대회 육상 남자 100m에선 짐 하인스(미국)가 9초95만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인간의 한계로 여겨지던 10초벽을 처음으로 허물었다. 남자멀리뛰기에서 밥 비먼이 세운 8m90의 세계기록은 1991도쿄세계선수권에서 마이크 파월(이상 미국·8m95)에 의해 깨지기 전까지 무려 23년간 난공불락으로 남았다. 한국체육과학연구원(KISS) 송홍선 박사는 “빙질 등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단거리는 고지대에서 기록이 더 잘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장거리는 낮은 곳에서?

반면 장거리 종목은 일반적으로 고지대가 불리하다. 간략히 설명하면, 산소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숨이 빨리 차기 때문이다. 송홍선 박사는 “해발 1600m 이상인 곳에선 300m를 올라갈 때마다 최대산소섭취량이 남자의 경우 2.1%%, 여자의 경우 1.6%%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멕시코시티올림픽 육상 중장거리에선 출전 선수들이 지옥의 레이스를 펼쳐야 했다. 결국 고지대에 익숙한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론적으로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면, 소치의 낮은 해발고도는 장거리 스케이팅 기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에선 빙질 등 다른 변수도 많아 쉽게 단정하긴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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