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강정호 해외진출 계획…넥센 속뜻은?

입력 2014-02-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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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강정호가 24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 4회초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넥센은 올 시즌 후 해외 진출 자격을 얻는 강정호에 대해 기꺼이 허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진제공|넥센 히어로즈

FA 도입 후 야수 첫 포스팅 또는 임대 전망
성사되면 넥센 막대한 이적료 챙길 수 있어
해외서 돌아올 땐 선수 보유권도 행사 가능

넥센이 올 시즌 후 강정호(27)의 해외 진출 계획을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계획이고 미래의 일이지만, 강정호의 해외 진출이 성사된다면 구단과 선수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윈-윈’ 사례가 될 전망이다.

2011년과 2012년 말 KIA와 한화는 똑같은 고민에 휩싸였다. 당시 윤석민(28·볼티모어)과 류현진(27·LA 다저스)은 각각 7시즌을 마치고 구단의 동의 하에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한 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다. 2011년 KIA와 2012년 한화의 내부에선 많은 논의가 오갔다. “2년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된 뒤 해외에 진출하면 구단은 보상선수도 없이 떠나보내야 한다”, “좋은 성적을 위해선 에이스의 존재가 절실하다. 두 시즌 더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맞섰다.

그 해 4강에 진출했던 KIA는 감독 교체와 함께 다음 시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윤석민을 붙잡았다. 반면 최하위였던 한화는 류현진의 의지를 존중했다. 결과적으로 2012년 말 류현진은 2013년 한화 구단 연봉총액(약 44억원)의 6배가 넘는 약 280억원의 이적료를 안기고 다저스로 떠났다.

강정호는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야수로선 처음으로 포스팅 또는 임대로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승엽(삼성), 이병규(LG), 김태균(한화), 이범호(KIA), 이대호(소프트뱅크)는 모두 FA 자격을 얻은 뒤 일본무대로 옮겼다. 이종범 한화 코치는 1997년 말 5시즌을 마치고 해태에서 주니치로 임대됐지만, FA 제도 도입 이전이었다.

2006년 프로에 입단한 강정호는 첫 해 10경기, 2007년 20경기 출장에 그쳐 2014시즌 종료 후 해외진출 자격을 얻는다. FA는 2016시즌 종료 후다.

넥센이 계획대로 올 시즌 후 포스팅 또는 임대의 형식으로 강정호를 해외로 보낼 경우 구단 운영비에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는 이적료를 얻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큰 이득도 있다. 최근 FA 시장에서 국가대표 야수의 가치는 50억원에서 70억원 이상이다. 모그룹이 없는 넥센으로선 참전이 망설여지는 ‘쩐의 전쟁’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구단의 동의 하에 해외로 이적한 류현진 같은 선수는 FA 자격을 1회 사용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만약 류현진이 국내로 돌아올 경우에는 2시즌이 아닌 4시즌이 더 지나야 FA 자격을 취득한다. 게다가 보유권도 원소속구단인 한화에 있다. 이처럼 올 시즌 후 강정호의 해외 진출은 선수로선 꿈을 이루고, 구단으로선 목돈을 챙김으로써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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