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레이오프 4강 직행 티켓, ‘김선형 멍석 깔아주기’가 관건

입력 2014-02-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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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선형은 문경은 감독의 굳은 신뢰 속에 타고난 재능을 마음껏 펼쳐 보이고 있다. 최소 2위 확보를 노리는 문 감독의 믿는 구석이다. 스포츠동아DB

문경은 감독, 자유방임 무한신뢰…2일 LG전 올인

SK 문경은 감독(43)은 2012∼2013시즌 정식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후 채 두 시즌도 지나지 않아 정규리그 79승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44승으로 SK의 역대 단일시즌 최다승을 올리며 첫 정규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 시즌에도 27일까지 35승을 거두며 모비스, LG와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다.

문 감독은 ‘모래알’이라는 혹평을 듣던 스타군단 SK의 체질을 바꾼 데 대해 자부심을 지니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가드 김선형(26)과 포워드 최부경(25) 등을 육성한 것도 자랑거리다. 문 감독은 “SK의 선수층이 두꺼웠기에 가능했던 변화”라며 겸손의 미덕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나 팀 전술을 가드 김선형 위주로 맞춘 결단은 문 감독의 모험이자 승부수였다. 개성이 강한 스타들이 모인 SK에서 루키가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도록 파격적 환경을 조성해준 것이다. 김선형의 잠재력과 성향을 파악한 뒤 문 감독이 내린 결정은 ‘무엇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안 시키는’ 것이었다.

문 감독은 “김선형이라는 선수는 벤치에서 통제하면 할수록 위축돼서 자기 플레이를 못한다. 바깥에선 ‘감독이 저렇게 멋대로 하게 내버려둬도 되느냐’는 지적도 듣는다. 그럴 때면 김선형 덕에 우리가 이긴 경기를 생각한다”고 밝혔다. 멍석만 깔아주면 믿기지 않는 클러치 능력과 폭발력을 발휘하는 김선형의 선천적 재능을 믿기에 가능했던 조치다.

물론 스타급 선수들이 즐비한 SK에서 이런 팀 운용은 다른 선수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었다. 당근과 채찍을 섞어 이런 사태를 방지한 것 또한 문 감독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SK가 플레이오프 4강에 직행하려면 최소 2위를 확보해야 한다. 그를 위해 문 감독은 3월 2일 창원 LG전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결전을 앞두고 생각이 많아져서 잠을 못 이루고 있는 문 감독이지만, 그럴수록 결론은 단순하다. ‘김선형이 해줘야 SK가 산다’는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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