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진이 약한 오리온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현민을 영입했다. 평균 정도의 활약은 하고 있지만, 승부처에선 아쉬움을 남겼다. 이현민은 “이제 나만 잘 하면 된다”며 남은 시즌 사력을 다할 각오다. 스포츠동아DB
“8연승 마침표 빌미 두고두고 죄송
기대 못 미쳤던 부분까지 만회할것”
KGC전 출전 10점·11AS 만점활약
남자프로농구 오리온스는 두꺼운 포워드진을 자랑한다. 기존의 김동욱과 최진수에 지난해 말 kt에서 이적해온 김도수가 가세했고, 여기에 군복무를 마친 허일영과 김강선까지 합류하면서 제대로 힘이 붙었다. 지난달 8연승을 질주하며 상위권 팀들을 위협할 수 있었던 것도 포워드진의 고른 활약 덕분이었다.
그러나 가드진은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리온스의 주전 포인트가드는 이현민(31)이다. 174cm의 단신이지만, LG와 전자랜드를 거치면서 과감한 패스와 장신 선수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두둑한 배포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오리온스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이현민을 사인&트레이드로 영입한 것도 팀을 아우르는 그의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올 시즌 이현민은 경기당 평균 6.3점-4.4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기록은 둘째로 치고 승부처에서 좀처럼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달 11일 SK전에선 경기 막판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이것이 빌미가 돼 오리온스는 김선형에게 3점 버저비터를 맞아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3차 연장 끝에 87-94로 패했다.
이 패배로 오리온스는 8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도 당시 경기에 대해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할 정도다. 이현민은 “다들 잘 해주고 있는데 나만 내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 그날(2월 11일)은 감독님이나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막바지까지 4위를 놓고 경쟁 중인 오리온스는 잔여경기를 모두 잡고 6강 플레이오프(PO)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얻고자 한다. 시즌 막바지 일정, 나아가 PO에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야전사령관’인 포인트가드의 활약상은 두 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홈경기에 앞서 이현민은 “시즌 내내 부상자가 나오는 가운데서도 다들 열심히 뛰면서 여기까지 왔다. 이제는 나만 잘 하면 된다. 정규리그에서 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부분까지 모두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다”며 파이팅을 외쳤다. 경기에 들어가서는 10점-11어시스트의 맹활약으로 오리온스가 KGC를 80-71로 꺾는 데 앞장섰다. 26승(26패)째를 올린 오리온스는 이날 전주에서 연장 접전 끝에 KCC에 83-91로 패한 전자랜드, 경기 없이 쉰 kt와 함께 공동 4위를 이뤘다.
고양|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