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상호(왼쪽)와 권영진 매니저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잠깐 동안의 휴식시간을 맞아 나란히 서서 웃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SK 선수로 활약했던 권 매니저는 올 시즌부터 SK의 원정기록원을 맡는다. 오키나와 캠프에선 손톱이 깨지는 와중에도 연일 배팅볼을 던지며 타자들을 도왔다. 오키나와|전영희 기자
권 매니저는 2008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뒤, 그해 7월 8일 문학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 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까지 데뷔 타석 홈런은 역대 4번째 기록이었다. 강렬한 데뷔전이었지만, 1군 진입의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1군에선 주로 좌완 배팅볼 투수가 필요할 때만 그를 불렀다. 본인에게는 쓰라린 기억이지만, 이미 선수시절부터 배팅볼만큼은 정평이 나있었다.
권 매니저가 말하는 배팅볼 투수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제구력”이다. 타자가 원하는 코스에 원하는 구속으로 공을 던져줘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타자들의 장·단점과 현재의 타격감을 파악하게 된다. SK 타자들의 데이터가 그에게 축적되는 셈이다. 권 매니저는 “손톱이 좀 아파도 나를 필요로 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선수들이 고맙다는 마음을 전할 때 참 보람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