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종·제퍼슨·김종규까지…‘환상의 선수 영입’ 우승 일궜다

입력 2014-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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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수단이 9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kt전에서 승리해 창단 17년 만의 첫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뒤 감격해하고 있다.

■ LG 우승 원동력은?

LG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남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개막 이후 중반부터 모비스, SK와 치열한 선두싸움을 벌인 LG는 정규리그 최종일인 9일 kt를 95-85로 꺾고 13연승의 쾌속질주로 17년간의 한을 풀었다. 리빌딩의 여파로 2011∼2012시즌 7위, 2012∼2013시즌 8위에 머물며 고통의 시간을 보낸 LG는 단숨에 우승이 가능한 멤버를 꾸려 결국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 계산대로 맞아떨어진 선수 영입

LG는 지난 시즌 종료 후 귀화혼혈선수 문태종 영입에 뛰어들었다. SK가 영입을 포기하면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문태종을 잡기 위해 LG는 6억1200만원의 연봉을 제시했다. 5억5000만원 이상을 제시할 경쟁팀을 따돌리기 위해 100만원 단위까지 써내는 치밀한 전략으로 문태종 영입전에서 승리했다. 그 뒤를 이어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도 원했던 선수를 100% 뽑았다. 데이본 제퍼슨과 크리스 메시 모두 김진 감독이 3년 전부터 추적했던 선수들이다. 전체 2순위로 제퍼슨을 선발한 뒤 15순위로 메시를 잡았다. LG는 신인드래프트로 화룡점정을 했다. 전체 1순위 픽을 잡아 경희대를 졸업하는 김종규를 낙점했다. 오매불망 기다렸던 토종 빅맨을 뽑아 우승이 가능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 유병훈-조상열로 마무리된 우승 조합

LG는 다크호스로 꼽혔지만 시즌 초반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전국체전 출전으로 김종규의 합류가 늦어졌고, 기대했던 외국인선수 제퍼슨은 한국농구에 적응하지 못했다. 메시와 김시래가 분전했지만, 약체를 만나도 고전하는 등 경험부족까지 드러냈다. 이 때문에 LG가 우승에 도전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김종규의 합류와 함께 LG는 서서히 달라졌다. 김종규의 가세로 골밑을 장악했다. 제퍼슨도 러시아리그 득점왕의 면모를 되찾았다. 선두권으로 도약한 LG가 가장 고민한 포지션은 슈팅가드. 박래훈이 쏠쏠한 활약을 펼쳤지만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4라운드부터 조상열과 유병훈을 번갈아 기용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조상열과 유병훈은 공수에서 기대이상의 플레이로 LG의 우승 레이스에 가속도를 붙였다.


● 믿음으로 하나 된 LG

정규리그 도중 많은 불안요소를 노출했지만 김진 감독은 끝까지 선수들을 믿었다. 경험부족으로 크게 앞서던 경기를 역전패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하게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이 때문에 일부 고참선수들의 출전시간은 크게 줄었다. 그러나 불만을 드러낸 선수는 없었다. 목표인 우승을 향해 팀원 전체가 하나로 뭉쳤기에 가능했다. LG가 올 시즌 자주 사용한 2-3 지역방어도 선수들의 끈끈함이 있었기에 필승전략으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창원|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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