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자국 U-23 대표팀의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1승에 잔뜩 고무됐다. 사진출처|소후닷컴

중국이 자국 U-23 대표팀의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1승에 잔뜩 고무됐다. 사진출처|소후닷컴


대륙이 한껏 달아올랐다. 자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예기치 못한 선전에 중국 축구팬들과 언론이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중국 U-23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알샤밥 클럽 스타디움서 열린 호주와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8일 이라크와 득점없이 비긴 뒤 호주를 꺾은 중국은 1승1무, 승점 4로 조 선두를 마크하며 8강행을 낙관하고 있다.

중국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3차전)에서 패하지 않으면 토너먼트에 오른다. 자국 A대표팀의 거듭된 졸전과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월드컵 본선행 실패의 굴레 속에 실의에 빠진 대륙 언론과 팬들에겐 U-23 대표팀은 사실상 유일한 희망이다. 2026북중미월드컵도 중국은 언제나 그랬듯 가볍게 패스했고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2030년 대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중국 매체들은 “‘황금세대’에 열심히 투자한 것이 마침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U-23 아시안컵에 출전한 선수들은 역대 최강”이라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이성마저 잃은 것 같다. 놀랍게도 이제는 한국 반응까지 언급하기 시작했다.

현지 포털 ‘소후닷컴’은 “한국 언론들이 우리의 ‘황금세대’를 격렬하게 칭찬하고 있다. 우리에게 항상 까다롭게 대한 한국 언론은 보기 드문 찬사를 보냈다. 우리가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고 성공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심지어 ‘2030년 월드컵 본선행을 노리는 중국이 정말 꿈을 이룰 수 있느냐’는 질문을 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중국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은 것 같다. 한국 언론과 팬들은 중국 U-23 대표팀을 예나 지금이나 전혀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이 13일 우즈베키스탄과 대회 조별리그 C조 최종전서 졸전 끝에 0-2로 지고도 레바논이 이란을 잡아준 덕분에 8강에 오른 건 사실이나 중국은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라이벌로 인정받지 못한다.

냉정히 보면 중국 U-23 대표팀을 향한 평가는 반어법에 가깝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선 국제축구연맹(FIFA)이 아시아 출전권을 20장으로 늘려주거나 대회를 개최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연령별 아시아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이 월드컵 본선행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어찌됐든 이러한 중국 언론의 불쾌한 호들갑을 접하지 않으려면 이 연령대에서 냉정한 현실을 확실하게 알려줘야 한다. 공교롭게도 중국이 D조 1위를 확정하면 C조 2위의 한국을 만난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자국이 개최한 친선대회서 ‘이민성호’를 꺾은 바 있다. 제대로 기를 꺾어줄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