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종욱. 스포츠동아DB
18일 마산구장. 3루쪽 관중석에는 두산 유니폼을 입은 몇몇 팬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두산 타자들이 나올 때마다 잠실구장에서나 들을 수 있는 등장음악을 아카펠라로 재생하며 혼신의 응원을 펼쳤다. 1회말 NC의 공격, 3번 이종욱이 타석에 들어서자 마산구장에는 익숙한 그의 등장곡 플로 라이다의 ‘인 디 에이어(In The Ayer)’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똑같은 음악이 아카펠라로 이어졌다. 두산 열성 팬들은 노래를 다 부른 뒤 연신 “이종욱”을 외쳤다.
이종욱(34·사진)이 NC 이적 후 이색 응원 속에 처음으로 친정팀 두산을 상대했다.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이 삼삼오오 몰려와 이종욱, 손시헌(34), 이혜천(35)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종욱은 “상대팀으로 만나니까 굉장히 어색하기도 하지만 매우 반갑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 상대팀이다. “경기는 경기다. 팀에서 사명감이 크다”는 말로 승부에 임하는 자세를 드러냈다.
두산 송일수 감독은 경기 전 “이종욱과 손시헌을 영입해 NC는 가장 큰 약점이었던 수비가 굉장히 좋아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우리 팀 포수 양의지가 두 선수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이종욱과 손시헌의 공백이 아쉽기는 해도 대비책은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종욱은 송 감독의 바람과는 정반대로 1회말 첫 타석에서 니퍼트를 상대로 중전안타를 뽑아낸 뒤 곧바로 2루를 훔쳤고, 이호준의 후속타 때 홈까지 밟았다. 도루 때 마지막 슬라이딩은 좋지 않았지만, 두산 배터리의 타이밍은 완벽하게 빼앗았다.
창원｜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