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슬로 플레이’ 삼진아웃

입력 2014-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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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연 세 번이면 실격·출전정지 처분
오전·오후 2부제 시행 등 경기 진행 개선


“슬로 플레이를 퇴출시키는 원년으로 삼겠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2014시즌 개막을 앞두고 ‘슬로 플레이 퇴출’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KLPGA의 슬로 플레이(Slow Play)는 여러 차례 지적받아왔다. 평균 경기 시간이 5시간 30분에 이르고, 심할 경우 7시간 가까이 소요될 때도 있다. 박세리, 박희영 등 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은 KLPGA 투어에 출전했다가 느린 경기 진행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2012년 9월 한화금융클래식에 출전했던 박세리는 “날씨가 좋은데도 6시간 이상 경기를 하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KLPGA의 경기 시간이 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선수들 개개인의 플레이 시간이다. KLPGA 규정에는 한번의 샷을 하는데 30초로 정하고 있다. 18홀 기준은 4시간 30분이다. 그러나 많은 선수들이 규정된 경기 시간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두 번째는 독특한 경기 진행 방식이다. 108명의 선수가 3명씩 팀을 이뤄 10분 간격으로 티오프한다. 36개 팀이 1번과 10번홀에서 출발하는 방식은 9홀 경기가 끝난 뒤 정체 현상으로 이어지고 이때부터 경기 시간이 계속해서 지연돼 5시간 이상 소요되고 있다.

KLPGA는 두 가지 모두 대대적으로 손을 보겠다고 했다. 먼저 경기 진행 방식을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출발하는 2부제로 변경한다. 출전인원을 120명(기존 108명)으로 늘리는 대신 2부제 티오프로 바꾸어 정체 현상을 없애기로 했다.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 시간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규정 시간을 어겨 경기를 지연시키는 선수에 대해선 1차 경고와 벌금, 2차 2벌타와 벌금, 3차 실격 및 벌금 그리고 다음 대회 출전 정지 등의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골프에서 빠른 경기 진행은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골프규칙 제1장 에티켓의 경기 속도에서는 ‘플레이어는 약간 빠른 속도로 플레이해야 한다’ 그리고 ‘플레이어는 플레이 순서가 왔을 때 바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라고 권장하고 있다.

KLPGA 관계자는 “슬로 플레이는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 지루한 경기로 이어져 박진감을 떨어뜨리고 동반자에게 악영향을 준다. 올해 슬로 플레이를 뿌리 뽑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강조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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