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전 홈런 1개 포함 4타수2안타
무릎 수술 딛고 2년 만에 화려한 부활
슈퍼맨의 완벽한 귀환이다. 무려 922일 만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그래디 사이즈모어(32)가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1일(한국시간) 캠든야즈 오리올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서 중견수 겸 6번 타자로 출전한 사이즈모어는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2안타로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과시했다.
양쪽 무릎 수술로 2년여 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던 사이즈모어는 시범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유망주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와의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고 25인 로스터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1년 9월 23일 이후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한 사이즈모어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2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에이스 크리스 틸먼으로부터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0-1로 뒤진 4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사이즈모어는 틸먼의 150km짜리 강속구를 잡아 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2011년 7월 16일 이후 처음으로 맛보는 짜릿한 손맛으로 개인통산 139번째 홈런이었다.
1-1로 맞선 6회초에도 사이즈모어가 선두 타자로 나서자 오리올스의 벅 쇼월터 감독은 좌완투수 잭 브리튼을 마운드에 올렸다. 사이즈모어는 브리튼의 공을 밀어 쳤지만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1-2로 뒤진 8회초에는 1사 2루의 기회에서 오리올스의 세 번째 투수 에반 믹스를 상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사이즈모어는 “오늘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아침에 눈을 뜬 후 경기장으로 간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복귀전에서 홈런까지 때려 매우 기쁘다. 사실 방망이가 부러져 홈런이 될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운이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팀 동료들도 사이즈모어 칭찬에 동참했다. 더스틴 페드로이아는 “홈런이 터졌을 때 전율을 느꼈다. 그는 타석에서 매우 편안해 보였다. 올 시즌 레드삭스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비록 1-2로 경기에 패했지만 사이즈모어의 인상적인 플레이로 인해 존 파렐 감독의 표정을 그리 어둡지 않았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