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박주영을 어쩌나…이번엔 발가락 부상

입력 2014-04-07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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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왼쪽)의 부상은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둔 한국축구대표팀에 적잖은 타격이다. 박주영을 둘러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고심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홍명보호의 끝없는 고민

허벅지 낫자마자 스트레스성 봉와직염
3주면 회복된다 해도 사실상 시즌 아웃
2년 전 런던올림픽 준비 때와 상황 비슷
경기 부진·출전 감소·부상 악순환 반복


박주영(29·왓포드)이 한국축구에 끊임없이 고민을 안기고 있다. 수년째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본인도 답답하겠지만,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45) 감독의 불편함도 상당하다. 악순환의 고리를 좀처럼 끊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장기 결장에 따른 컨디션 저하와 실전감각 추락은 줄부상으로 이어졌다. 얼마 전까지 허벅지(앞근육 대퇴 사두근) 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최근 오른쪽 두 번째 발가락과 발등 부위의 봉와직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상처에 균이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는 봉와직염은 전치 2∼3주에 불과해 부상 정도가 심하다고 할 순 없지만, 시기가 좋지 않다. 3주 뒤 부상에서 완치된다고 해도 유럽프로축구의 2013∼2014시즌이 종료될 무렵이라 사실상 ‘시즌 아웃’과 다름없다. 3일 극비리에 귀국한 박주영은 현재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의 관리 하에 통원치료를 받으며 조용히 쉬고 있다.


● 봉와직염은 왜 생겼을까?

박주영은 3월 말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돼 실전을 준비하다 봉와직염에 걸렸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왓포드의 미디어담당관 마크 제이미손은 박주영의 상태를 묻는 스포츠동아의 문의에 “허벅지 근육을 다쳤지만 치료 후 완쾌됐다. 그런데 새롭게 발가락 부상이 생겼다. 왓포드에 언제쯤 돌아올지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의학계에선 통상적으로 “선수는 물론 일반인도 잘 쓰지 않던 근육을 무리하게 쓰면 부상 위험이 크다”고 한다. 박주영의 허벅지 부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원소속팀 아스널에서 거듭된 결장으로 인해 생체리듬이 떨어진 상태에서 왓포드로 임대돼 실전에 나서기 시작한 데 이어 3월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에 출전하면서 발생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허벅지 부상과 봉와직염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송준섭 박사는 “(박주영의) 봉와직염은 스트레스성”이라고 말했다. 허벅지 부상과 다르다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박주영이 처한 상황에서 충분히 유추해볼 수 있다. 송 박사는 “지난달 23일 박주영의 치료 문의 연락을 받았다. 상태를 보고, 상처 부위의 꽉 찬 고름을 뺄 것을 지시했다. 치료 후 염증 수치를 확인한 뒤 복귀시기를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 브라질월드컵 출전 이상 무, 그러나…

박주영은 영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6월 개막할 2014브라질월드컵에 나설 대표팀은 5월 12일 소집된다. 23명의 최종 엔트리가 포함된 30명의 선수가 모인다. 이에 앞서 박주영은 대표팀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코치가 마련할 특별 프로그램에 따라 개인훈련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전념할 전망이다. 2년 전 런던올림픽을 준비할 때도 이케다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일본에서 훈련했다. 그러나 2년 전처럼 반복된 부정적인 현 상황을 홍명보 감독이 달가워할 수는 없다.

AS모나코(프랑스)에서 펄펄 날던 박주영은 아스널에 입단한 2011∼2012시즌 6경기(1골) 출장으로 부진했고, 2012∼2013시즌 셀타비고(스페인)에 임대돼 22경기(3골), 올 시즌 왓포드에서 3경기 출전에 그쳤다. 봉와직염에서 완쾌돼 최종 엔트리에 들더라도 자칫 부상이 재발할 수도 있다. 4일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진품 트로피 공개 행사에 참석했던 홍 감독은 “중요한 선수들의 부상 등을 고려해 플랜B도 마련하고 있다”며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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