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레전드’ 이규혁이 밝힌 안현수 귀화 이유

입력 2014-04-07 13: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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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이규혁 트위터

[동아닷컴]

대한민국 스피드 스케이팅 ‘맏형’ 이규혁(36·서울시청)이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의 귀화에 대해 언급했다.

이규혁은 4월 7일(월) 오전 11시 서울시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23년간의 활동했던 국가대표 은퇴식을 열었다.

이날 자리에서는 은퇴식과 함께 그의 국가대표 생활과 각종 국제대회 경험을 정리한 에세이 ‘나는 아직도 금메달을 꿈꾼다’ 출간기념회도 함께 진행됐다.

’나는 아직도 금메달을 꿈꾼다’는 이규혁의 가슴 뭉클한 올림픽 투혼부터, 스케이팅 선수로서 겪은 다양한 경험과 생각, 전성기와 슬럼프 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이규혁은 ‘안현수가 빅토르 안이 된 이유’라는 글로 안현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규혁은 지난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남자 3관왕에 오른 안현수에 대해 “나는 그의 메달이 내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기뻤다. 같은 운동선수로서 뿌듯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 (안)현수가 국적을 바꿨다고 했을 때 ‘왜? 뭐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규혁은 안현수의 귀화 문제에 대해 “물론 (안)현수가 우리나라 선수로 올림픽에 못 나간 이유는 간단하다.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이라며 “엄밀히 말하면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규혁은 안현수를 변호했다. 이규혁은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이후 (안)현수는 너무 지원을 못 받았다”면서 “부상 후 치료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생겼고, (안)현수의 러시아 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원을 해주면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를 내쫓은 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끝으로 이규혁은 “나에게 (안)현수는 그냥 우리나라 쇼트트랙의 간판 선수”라며 “그가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지 못한 게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전했다.

한편, 1978년생인 이규혁은 13세 때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후 6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대한민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산 역사’로 남았다.

특히 지난 1997년(1000m)과 2001년(1500m) 각각 세계신기록을 경신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2003년, 2007년 아시안게임 2관왕, 세계 종목별 선수권대회 우승(1회),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대회 우승(4회) 등 국제대회 메달 개수만 해도 30개에 달한다.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이후 이규혁은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국가대표로 6번 연속 나섰으나, 올림픽 메달과 인연을 맺지는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은퇴 후 이규혁은 그동안 선수생활 경력을 발판으로 지도자의 길과 학업 등 새로운 길을 준비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김우수 기자 woos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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