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만에 첫 홈런·첫 타점, 박병호 늦는 건 일상다반사

입력 2014-04-08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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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 프로야구 박병호의 슬럼프 스토리

슬럼프에도 저마다의 사정이 있다. 넥센 박병호처럼 선수는 괜찮은데 사람들이 심상찮다고 수군대는 경우도 있다. 슬럼프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좀처럼 정상으로 돌아오기 힘들다. 그러나 그런 슬럼프를 거치는 과정에서 선수는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마운드 불안한 넥센에 안도의 한방
‘천적’ NC 이재학 상대로 때려 의미


넥센은 NC와의 주말 3연전에서 2패(1승)를 당하고 올라왔다. 특히 마지막 경기였던 6일 경기 패배는 뼈아팠다. 지난 시즌 구원왕인 소방수 손승락이 9회 역전패를 허용했다. 서울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좋은 징조도 발견했다. 4번타자 박병호(28·사진)가 마침내 시즌 첫 홈런과 함께 첫 타점을 신고했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6일 경기에서 1-2로 뒤진 8회초 NC 선발 이재학을 상대로 우월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8경기·35타석 만에 나온 첫 장타이자 첫 타점. 넥센이 기다렸던 4번타자의 중요한 한 방이었다. 물론 그동안 박병호의 초반 페이스가 더디다고 해서 걱정한 이는 없었다.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2012년과 2013년에도 4월에는 썩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서다. 첫 8경기를 치른 시점의 성적을 비교해 봐도 그렇다. 박병호는 2012년에 8경기 시점까지 타율이 0.154(26타수 4안타) 2홈런 6타점 4삼진 7볼넷을 기록했다. 2013년에는 타율 0.208(24타수 5안타) 2홈런 5타점 6삼진 5볼넷 1사구였다. 올해는 오히려 타율이 0.269(26타수 7안타)로 앞선 두 시즌보다 높다. 볼넷도 비슷하게 7개를 골라냈다. 출루율도 0.457로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천적’ 이재학을 상대로 친 홈런이라는 게 더 값지다. 박병호는 지난해 이재학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한 시즌 동안 4경기에서 타율 0.182(11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한 게 전부. 9번의 아웃카운트 가운데 7번이 삼진이었다. 그만큼 확실하게 당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수의 안타를 벌써 한 경기에서 뽑아냈다. 두 번의 삼진을 당했지만 두 개의 안타로 되갚았다. 천적 관계 탈출의 신호탄을 밝힌 셈이다.

넥센은 시즌이 시작하자마자 마운드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각 구단 외국인 타자의 돌풍이 거세 앞으로도 험난한 항해가 예상된다. 어느 구단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 넥센 타선의 역할이 더 막중해졌다. 그 중심에 선 박병호의 기지개가 더 반가운 이유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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