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KIA로 맞트레이드, 돌고 돌아 마침내 고향으로

입력 2014-04-11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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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스포츠동아DB

ML-일본-넥센 거쳐 17년 만에 고향 광주에 둥지

“언젠가는 고향 팀에서 뛰고 싶다.”

김병현(35·사진)은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이런 말을 하곤 했다. 광주 출신으로 과거 해태의 검은 바지와 빨간 상의 유니폼을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해태 키드’. 그랬던 김병현이 마침내 고향 팀 KIA 유니폼을 입게 됐다. 넥센과 KIA는 10일 김병현과 김영광(23)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김영광(23)은 원주고와 홍익대를 졸업한 뒤 올해 신인 2차지명 4라운드에 KIA에 지명돼 입단한 신인 좌완 유망주 투수다.

돌고 돌아 17년. 김병현은 1997년 2월 광주일고를 졸업하면서 고향 땅을 떠난 뒤 17년 만에 비로소 광주에 둥지를 틀게 됐다. 1999년 성균관대 2학년을 중퇴하고 메이저리그(애리조나)에 진출했던 그는 한때 빅리그에서도 특급 소방수로 맹활약했지만, 2003년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된 뒤부터 저니맨이 되는 굴곡진 야구인생을 살았다. 2011년 일본프로야구(라쿠텐)에 진출했지만 1군에 오르지 못했고, 2012년 넥센 유니폼을 입으면서 한국프로야구 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2년간 1군 성적은 34경기에 등판해 8승12패, 방어율 5.44.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는 넥센의 1군 개막 엔트리에서 이름이 빠졌다. 그러자 불펜이 급한 고향 팀 KIA에서 넥센 측에 손짓을 했고, 이장석 대표는 미래 자원을 얻으면서 김병현에게 길을 터줬다.

김병현은 이날 트레이드 직후 “어쩌면 마지막 도전이 될 수도 있는데, 고향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광주일고 선배인 KIA 선동열 감독은 “김병현은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선수다. 중간계투로 쓰겠다”고 밝혔다. 역시 광주일고 출신의 넥센 염경엽 감독은 “트레이드는 구단이 결정했다. 어제(9일) 이장석 대표께서 트레이드에 대해 물어 ‘괜찮다’고 답했다. 병현이도 기분 좋게 갔다”며 후배의 앞길을 축복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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