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눈치 보는 핸드볼협회, 새 회장 선출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4-04-2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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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공석…정관상 26일까지 새로 선출해야
SK 지원 끊길까 ‘전전긍긍’…일정 연기 양해

회장 잃은 대한민국 핸드볼, 어디로 가나?

대한핸드볼협회 최태원 회장이 SK그룹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2월27일 징역 4년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핸드볼협회 정관상, 실형을 살게 된 최 회장은 더 이상은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 정관에 따르면 핸드볼협회는 60일 내에 새 회장을 뽑아야 되는데 그 기한이 4월26일까지다.

그러나 협회는 새 회장을 선출할 권한을 가진 대의원총회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핸드볼협회 관계자는 21일 “먼저 이사회를 열고, 임시대의원총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구체적 일정은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핸드볼협회는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에 ‘26일까지 새 회장을 못 뽑을 상황이지만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구두 양해까지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핸드볼협회가 이렇게 머뭇거릴 수밖에 없는 것은 실질적인 ‘물주’ 노릇을 해주는 SK그룹의 심기를 살펴야 될 상황이기 때문이다. SK는 2008년 10월 최 회장이 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한 이래 핸드볼에 연 70∼80억원의 지원을 해왔다. 그러나 최 회장이 구속 상태에 빠진 전후로 ‘SK가 핸드볼에서 발을 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이어졌다.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SK그룹 출신 한정규 부회장은 “(SK가) 올해까지는 (핸드볼을) 책임진다. 다만 SK그룹 상황이 정리될 필요가 있고, 새 회장을 굳이 서둘러 뽑을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부회장은 “(내년 이후는) 여러 가지 (SK의 핸드볼 지원 여부를 두고) 옵션이 있을 것”이라고 불확실한 여운을 남겼다.

한 핸드볼 관계자는 “최 회장이 실형 확정 직후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안다. 2주에 1번 15분 면회가 가능한 실정인데 SK그룹의 큰일들을 놔두고 핸드볼에 관한 보고부터 드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조용하지만 SK가 확실한 입장표명을 할 때까지 한국핸드볼의 앞을 가린 구름은 걷히지 않을 전망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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